경찰 '물뽕' 원료물질 GBL 8톤 밀수출한 일당 검거

미국 국제마약조직 공모…GBL '임시마약류' 지정

원료물질 GBL이 담긴 통.(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수원=뉴스1) 유재규 기자 = 미국 국제 마약조직과 함께 일명 '물뽕'이라고 불리는 원료물질 GBL을 미국 등에 밀수출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영리목적임시마약류수출 혐의로 A 씨(30대·여)와 B 씨(20대·남)를 구속송치 했다고 30일 밝혔다.

이와 함께 A 씨의 가족 및 지인 관계인 3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A 씨 일당은 2024년 6월~2025년 6월 미국에서 국제 마약조직원들을 직접 만나 GBL 약 8000㎏을 72차례 걸쳐 미국 캘리포니아 등에 밀수출한 혐의다.

이보다 앞서 A 씨는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GBL 약 23㎏을 호주에 수출한 혐의도 있다.

GBL은 1군 임시마약류로 분류된 위험 물질이다. 산업 및 학술연구 용도인 경우는 원료물질이라 부르며 이외 임시마약류로 지정되는데 사실상 마약류가 아닌, 신체 위해가 가해질 수 있는 마약류에 준한 물질로 분류된다.

A 씨는 수도권 일대 미용용품 수출업체를 운영하면서 미국 마약조직원들을 만나 GBL 밀수출 범행을 공모,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일당은 각 맡은 역할에 따라 GBL 원액을 소분한 플라스틱병에 상표를 붙여 박스 형태로 포장하고 내부에 허위의 성분 분석표를 첨부하는 방식으로 세관의 감시망을 빠져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다 A 씨는 사업장이 노출될 것으로 우려되자 공범인 친척의 명의로 페이퍼컴퍼니까지 세우며 미국 캘리포니아 등에 밀수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약 8000㎏의 ㎏당 가격은 시가 1400달러를 곱해 달러당 환율 1420원으로 계산한 액수로, 한화로 159억여 원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제마약조직원들은 A 씨가 수출하는 속눈썹 가발 글루·리무버의 제조 성분에 GBL이 포함됐다는 사실을 알았고 A 씨는 이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점에 범행을 공모한 것을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호주 연방경찰(국경수비대)이 제공한 첩보를 기반으로 수면위로 드러났다. 국제 항공화물을 통해 발송한 GBL을 호주 연방경찰이 압수하고 관련 첩보를 국내 경찰과 미국 마약단속국(DEA)에 제공하면서 공조 수사로 이어지게 됐다.

경찰은 이번 A 씨 일당을 검거하며 현장에서 GBL 약 1382㎏을 압수하고 불법 수익금 약 18억 2000만 원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을 신청했다.

경찰은 사실상 범죄 수익금이 증거물로 확보한 금액보다 규모가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해외 수사기관뿐만 아니라 관세청 등 유관기관과 지속 협업해 마약류 밀반입 조직에 대한 수사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라며 "GBL은 원료물질이자 그 자체로서 1군 임시마약류이므로 유통의 법적 절차와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