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3대 마약왕 '사라김' 김형렬, 항소심도 징역 25년
공범인 김형렬 아들 김모씨 징역 5년→무죄
김형렬…박왕열·최정옥에게 마약 유통·공급한 최상선 총책
- 배수아 기자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동남아 3대 마약왕'으로 불리며 실질적인 국내 마약 공급의 최상선으로 알려진 일명 '사라김' 김형렬(51)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됐던 김형렬과 공범 관계였던 그의 아들 김 모씨에게는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
9일 수원고법 제1형사부(고법판사 신현일 강명중 차선영)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향정)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형렬에게 1심과 같은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더불어 80시간의 약물중독 재활이수 프로그램 이수와 6억여만 원의 추징도 명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공범인 그의 아들 김모 씨(26)에게는 징역 5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김형렬의 공소사실 중 필로폰을 투약한 일부 혐의는 무죄로 판단하더라도 이는 전체 범죄의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면서 "김형렬의 전체 범행과 김형렬이 불법으로 벌어들인 수익, 액수 등을 고려하면 김형렬의 죄책은 매우 무거워 원심의 형을 변경할 정도로 보이지 않고 원심의 형은 합리적이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아버지의 지시를 받아 마약 운송비를 지급하긴 했지만 마약 우편물이 들어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다'는 김형렬의 아들 김 씨의 주장은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당시 피고인이 불과 20살이었는데 성인이 되기 전까지 아버지와 교류가 많이 없었고 사회 경험이 없어 아버지의 의견을 그대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김형렬이 베트남에서 마약 관련한 범행에 종사하고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포괄적인 의심만으로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김형렬은 이른바 '동남아 3대 마약왕' 중 한 명이다. 그는 '필리핀 사탕수수밭 살인사건'의 주범이자 '전세계'로 불리는 박왕열(47)과 탈북자 출신 마약왕 최정옥(38)에게 마약을 유통·공급한 동남아 마약밀수의 최상선 총책이다.
특히 '전세계' 박왕열은 2016년 필리핀에서 3명의 한국인을 살해하고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가 탈옥 후 2019년 말 자취를 감췄는데, 이후 '전세계'라는 이름으로 텔레그램에서 마약유통 조직을 만들었다. 당시 박왕열이 국내에 유통시킨 마약 규모는 한 달에 60kg으로 300억 원어치 이상으로 평가됐다.
수사기관은 박왕열이 감옥에서 탈주하자마자 텔레그램 마약계에서 거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 김형렬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박왕열은 2020년 10월 필리핀에서 붙잡혀 현재 필리핀 교도소에서 수감 중이다.
김형렬은 2018년 10월 베트남으로 출국한 후 2019년 4월부터 트위터, 텀블러, 텔레그램, 위챗을 통해 다량의 필로폰과 케타민 등 불법 마약류를 국내로 밀반입한 혐의를 받는다.
김형렬은 서울·경기·인천·강원·부산·경남 등 전국 수사관서에서 수배선상에 올랐다가 2022년 7월 베트남에서 검거돼 국내로 강제 송환됐다. 이어 수원지검에 사건이 이첩됐고, 검찰은 같은해 12월 김형렬과 그의 아들을 재판에 넘겼다. 그의 아들 김 씨는 범죄 수익금을 세탁한 혐의를 받는다.
한편 지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김형렬과 그의 아들 김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40년과 징역 15년을 각각 구형했다.
sualuv@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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