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한다" SNS 메신저로 스토킹 한 50대 항소심서 '감형'

수원지법, 징역 8월 원심파기 벌금 200만원 내려
法 "계정 차단으로 글, 메신저 피해자에 도달 안돼"

수원법원종합청사. 2019.5.24/뉴스1 ⓒ News1

(수원=뉴스1) 유재규 기자 =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일면식도 없는 여성에게 연락을 수십차례 보내 불안감을 조성한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감형 받았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제6-1형사항소부(부장판사 곽형섭)는 스토킹범죄의처벌등에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52)에게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A 씨는 원심에서 징역 8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A 씨는 2023년 5월20일~7월30일 SNS 인스타그램을 통해 B 씨(31·여)에게 '좋아한다' '오래된 감정이다' '좋아하는 것은 진심이다' 등 다수의 메신저를 보내고 B 씨의 계정을 방문하는 등 총 78차례 스토킹 혐의로 기소됐다.

2015년부터 B 씨를 페이스북을 통해 알게 된 A 씨는 게시글 댓글 정도만 적는 것 이외, 전화를 하거나 만난 적이 없다. 그러다가 2023년 5월20일부터 B 씨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메신저를 계속 보내는 스토킹 행위를 벌여왔다.

B 씨는 A 씨의 행위에 불안감과 공포감을 느껴 같은 해 5월24일 A 씨의 계정을 차단했다.

원심은 "차단했다는 방법은 A 씨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시했고 이를 A 씨도 인지했다고 보인다"며 "그럼에도 지속적으로 계정을 방문하고 글을 게시하는 것은 B 씨로 하여금 생활형성의 자유와 평온을 침해할 정도의 불안감을 일으켰다고 본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2심 재판부는 A 씨의 범죄사실 가운데 일부분에 대해 스토킹 행위로 판단하지 않은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B 씨가 A 씨의 계정을 차단해 A 씨가 올린 글을 볼 수 없었던 상태로 이는 스토킹 행위가 아니다. 또 차단한 시점을 A 씨가 인지한 것은 2024년 7월8일로, 그 이전에 행위는 스토킹 행위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 범죄일람표에 기재된 장소 중 피해자가 생활하는 장소가 아닌 곳에 A 씨가 있다는 것은 이를 B 씨를 지켜보거나 기다리는 행위를 한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스토킹 범죄에서 '우편, 전화, 팩스 또는 정보통신을 이용해 물건, 글, 말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해 공포심 또는 불안감을 일으키는 것'을 규정한다"며 "여기서 도달이란 직접 경우뿐만 아니라 상대방이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