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고 '행정실 공백' 속 무기한 재감사에 "교사·학생 피해 우려"

각종 비위 의혹에 고소·고발 혼란…행정실 붕괴로 감사 대상 부재
중간고사 치른 교사들 감사 대응 불가피·학생들은 트라우마 호소

경기도교육청 전경.(경기도교육청 제공) ⓒ News1 최대호 기자

(파주=뉴스1) 최대호 기자 = 각종 비위 의혹이 제기된 한민고등학교에 대한 교육 당국의 무기한 재감사가 예고되자 현직 교사들이 학습권 침해를 우려하고 나섰다.

28일 한민고 교사회 등에 따르면 경기도교육청은 29일 오후부터 한민고 회계 비리 등 의혹에 대한 전면적인 재감사에 착수한다.

이번 감사는 파주교육지원청이 지난해 9월부터 3개월간 진행한 종합감사가 부실하게 진행됐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파주교육지원청은 한민고에 대한 감사 결과 통보서에서 '감사 자료 제출 불성실' '계약 및 지출 증빙서류 관리 부적정' '인사 기록 관리 부적정' '계약업무 처리 부적정' 등의 사유로 기관경고 및 관련자 주의 조치 처분을 요구한 한 바 있다.

이후 행정실 관련 업무 비위 행위 축소·은폐 의혹 등이 추가로 제기됐고, 상급기관인 경기도교육청이 강도 높은 재감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그러나 재감사가 원활하게 이뤄질 지는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행정실 직원 8명 중 정규직 4명이 학교법인 관계자의 무리한 감사 등의 사유로 정신과 진료 등을 받고 휴직 및 병가에 들어간 상태다. 결국 남은 계약직 3명과 정규직 1명이 모든 행정업무를 맡아 감사를 담당해야 한다.

교장과 학교법인 상임이사 역시 횡령 배임 등 혐의 등으로 피소돼 경찰 수사를 앞두고 있다. 사실상 제대로 된 감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학교 측은 교사들에게 감사 자료 준비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간고사 기간에 이 같은 요청을 받은 교사들은 본연의 임무인 교육활동에 대한 침해를 우려하고 있다.

한 교사는 "행정·재정적 지원 부재가 장기화하면 수업 차질 등 교육활동 전반에 심각한 악영향이 초래될 것"이라며 "조속한 사태 수습과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걱정했다.

학생들 또한 불안정한 학교 분위기를 감지하며 불안을 호소하고 있으며,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는 집단적 트라우마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민고 상담실 관계자는 이 같은 피해에 "현재와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집단 상담 프로그램을 긴급하게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sun07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