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째 방치 '구 과천등기소'…주민들 "관문에 흉물 웬말이냐"

공시지가 43억원…대법원 소유, 2013년 안양광역등기소 통합 후 방치
주민들 "무시하는 처사" 반발, 시도 골머리…법원 "공식답변 어려워"

경기 과천시 과천동 538-18 소재 '구 과천등기소' ⓒ 뉴스1 유재규 기자

(과천=뉴스1) 유재규 기자 = 경기 과천시 과천동에 위치한 '구 과천등기소'가 약 9년째 장기방치 건물로 남아 있어 도시경관을 해친다는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21일 과천시와 수원지법 안양지원 등에 따르면 과천시 과천동 538-18에 위치한 '구 과천등기소'는 2013년 6월10일 이후부터 빈 건물로 남아있다.

구 과천등기소의 면적은 903㎡로 지하 1층~지상 1층 규모다. 국유지며 소유자는 대법원이다.

각종 등기부등본 열람과 발급을 과거처럼 직접 등기소로 찾아가는 대신, 점차 온라인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보니 등기소를 방문하는 횟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때문에 구 과천등기소뿐만 아니라 전국에 있는 등기소 가운데 극히 일부만 제외하고 대다수는 광역단위로 통합돼 운영되고 있다.

구 과천등기소도 역시, 수원지법 안양지원 '안양광역등기소'로 통합됐다. 안양광역등기소에는 구 과천등기소, 안양등기소, 군포등기소, 의왕등기소 등 4곳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유독 '구 과천등기소'만 9년 째 방치돼 오고 있다.

구 안양등기소와 구 의왕등기소의 부지는 매각 예정이며 구 군포등기소는 대법원 사용자 지원센터로 현재 활용 중이다.

그렇다보니, 지역주민들은 구 과천등기소가 '흉물 장기방치 건물'이라며 각종 민원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과천동 통장은 "매년 계속해서 우리 주민자치위원에서 거론되는 사안 중 하나인데 과천에 들어서는 관문에 위치한 구 과천등기소가 저렇게 흉물로 방치돼 있어 보기 민망하다"며 "한 두 달도 아니고 벌써 9년 째다. 과천시민을 무시하는 처사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부지는 원래 시 재산인데 등기소가 들어선다고 했을 때 시가 기부를 했다. 하지만 이제는 주민을 위해 법원이 개방을 하든지, 아니면 뭐라도 활용해야 할 거 아니냐"며 "4년 전 법원 측에서 홍보관으로 사용한다고 해서 믿고 기다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하지만 결국 아무런 활용도 안하고 대답을 요구하면 '기다려라'는 말뿐이다. 과천은 그린벨트 지역으로 다수 묶여있고 토지면적도 좁다. 그래서 개발 하나하나가 소중하다"며 "그 흔한 상업시설도 제대로 된 것이 없어 구 과천등기소 건물을 덩그러니 둔 자체가 안타깝다. 추후 주민들과 다시 한 번 건의계획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구 과천등기소 지적도. 빨간원으로 표시된 곳이 '구 과천등기소'가 위치한 곳 (과천시 제공)ⓒ 뉴스1

시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한 민원을 해결하려고 법원 측에 문의를 해도 꿈쩍도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지역에서 9년 째 장기방치 건물이 남아있는 것을 보고 시민들의 민원이 잇따르고 있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느냐"라며 "차라리 (법원에서)매각을 민간기업에 하든가, 아니면 시에서 매각하게끔 협조해주면 좋겠지만 전혀 반응이 없다"고 주장했다.

해당 부지는 2021년 1월 기준, 표준공시지가가 ㎡당 466만8000원이다. 구 과천등기소의 면적 903㎡에 대입하면 표준공시지가만 42억1500여만원이다.

2014년 1월 기준인 307만원(㎡당)보다 약 1.5배 상승했다.

감정가로 따지면 공시지가보다 훨씬 더 높은 가격에 책정되는 지역 내 주요부지 중 한 곳인데 '부지놀림'만 9년 째다 보니, 시 입장에서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해당 부지가 활용돼야 한다는 것이 시 관계자 입장이다.

실제로 이곳 주변에는 주거시설, 민간기업, 일반음식점 등이 밀집해 있다. 또 '구 과천등기소' 앞으로 사당IC, 양재IC로 이어진 도로가 있어 서울과 경기 중·남부권 지역으로 통행하는 차량이 많다. 4호선 선바위역도 위치해 있다.

시 관계자는 "일반 기업에 매각을 해서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 그것이 안 되면 과천인구가 증가하는 만큼 그 수요에 맞는 행정이 이뤄질 수 있게끔 시에게 매각하든 법원에서 어떤 행동이 이뤄졌음 좋겠다"고 말했다.

'구 과천등기소' 입구에 붙어진 이전 안내문.ⓒ 뉴스1 유재규 기자

시는 구 과천등기소가 안양광역등기소로 통합된 이후부터 해당부지 내 과천동회관, 과천동 주민센터 등 복합개발을 추진해왔다.

또 과천지역의 경우, 통계청에서 밝힌 통근률 약 70%로 전국에서 최상위를 차지한다. 때문에 신혼부부가 아이를 낳고 맡길 수 있도록 공공어린이집 수립 청사진도 내놨다.

시 관계자는 "도시미관에 저해된다는 주민들의 민원에 따라 기획재정부에 구 과천등기소를 '도심 노후청사 복합개발 선도사업' 후보지로 지정될 수 있도록 건의도 해봤다"며 "100년이 될 때까지 법원은 구 과천등기소에 대한 건물활용 계획이 없을 것으로 보여 답답하다"고 말했다.

법원 측은 공식적인 답변을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수원지법 안양지원 국유재산 관리 관계자는 "법원 측에 해당 건물에 대한 어떠한 문의는 전혀 없었다"며 "공식적인 답변은 현재로써 힘들다"고만 답했다.

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