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법 판사들 "전국법관 회의 소집…결의 의견 존중해야"

법원행정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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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스1) 최대호 기자 =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 남용 등 의혹과 관련해 수원지법 판사들이 전국법관회의를 소집해 결의 의견을 존중할 것을 촉구했다.

수원지법 판사들은 17일 오후 법원 대강당에서 전체 판사회의를 열어 전국법관회의 소집 요구를 결의했다.

판사들은 결의안에서 "아직 해소되지 않은 의혹이 있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며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는 법원행정처는 조속히 전국법관회의를 열고 결의 의견을 존중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판사회의에는 재적 판사 148명 가운데 98명이 참석했다. 판사들은 전국법관회의에 대표로 참석할 판사 1명을 선출했다.

판사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법원 내 학술단체인 국제인권법연구회 측이 전국 법관을 상대로 사법개혁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3월25일 결과를 발표하려는 것을 행정처 측의 조직적인 압력으로 방해했다는 의혹으로 시작됐다.

이인복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조사위원회 측은 연구회 전임 회장인 이규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55·연수원 18기)이 연구회 측에 학술대회 연기 및 축소 압박을 가한 사실을 인정하며 행정처 측도 책임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

그러나 '사법부 블랙리스트 파일'이 저장됐다고 알려진 컴퓨터를 조사하지 않고,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지 않아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조사위의 발표가 있자 지난달 26일부터 서울동부지법을 시작으로 대전지법과 서울남부지법, 인천지법 등에서 직급별 판사 회의를 열고 관련 사안을 논의했다.

한편 양승태 대법원장은 수원지법 전체 판사회의가 진행되던 이날 오후 법원 내부 게시판을 통해 법관들의 의견을 모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 대법원장은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법관들에게 크나큰 충격과 걱정을 끼치고 자존감에 상처를 남기게 돼 가슴 아프고 미안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번 사건을 대법원장 혼자 결정하는 것보다는 객관적인 시각에서 평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해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에 부의했다"며 "향후 그 심의 결과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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