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중 지스트 교수팀, 초저온에서 게르마늄 나노선 성장경로 규명

김봉중 광주과학기술원 교수./사진제공=광주과학기술원© News1
김봉중 광주과학기술원 교수./사진제공=광주과학기술원© News1

국내 연구팀이 플라스틱처럼 온도에 민감하고 유연한 기판에서도 게르마늄(Ge) 나노선이 다양한 나노소자에 집적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집적도·성능·효율 면에서 한계에 부딪힌 전자소자나 에너지소자의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지스트·총장 김영준) 신소재공학부 김봉중 교수(39)는 미국 IBM 왓슨 연구소·미국 브룩헤이븐 국립연구소와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초저온에서의 Ge 나노선의 성장 경로를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 결과는 나노과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나노 레터스(Nano Letters)’지 11월호에 게재됐다.

지금까지는 나노구조물이 성장한 뒤 사후적 분석에 의존해 나노구조물의 생성원리와 성장 특성을 파악할 수 없었다. 하지만 김 교수팀은 이 문제를 투과전자현미경을 이용한 실시간 관찰을 통해 근본적으로 해결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외부의 분자가스를 투과전자현미경 내 밀폐된 영역으로 유입하고 실시간 투과전자현미경 기법을 이용해 원자해상도 상태에서 Ge 나노선의 생성과정 전반을 빠른 속도(초당 30 프레임 이상)로 관찰했다.

또한 투과전자현미경 내에서의 전면과 측면관찰을 통해 Ge 나노선의 입체적인 형태를 정확히 이해하고, Ge 나노선의 핵 생성과 성장을 정량적으로 측정했다. 그 결과를 토대로 간단한 이론적 모델을 적용해 Ge 나노선의 생성원리와 운동학적 특성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알려진 기상-액상-고상(vapor-liquid-solid)기구에 의한 성장 뿐만 아니라 온도 변화시 기상-고상-고상(vapor-solid-solid)과 혼합(mixed)기구 등에 의한 나노선의 성장을 관찰했다. 이러한 기구에서의 성장속도 또한 독특한 특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도 규명했다. 특히 기상-고상-고상기구에 의한 Ge 나노선의 성장은 섭씨 150도 이하에서도 가능한 것으로 확인했다.

저온에서 성장 가능한 나노선의 발견은 현재 박막공정에 의존하는 전자와 에너지 소자의 크기 감소, 양자효과와 빠른 전자 수송능력 등으로 소자의 기능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획기적인 향상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김 교수는 "반도체 나노선을 소자에 활용하려는 여러 노력들이 있으나 선(와이어)의 성장특성을 조절할 수 없어 실질적인 응용에 한계를 갖고 있었다"면서 "실시간 투과전자현미경을 사용해 분자가스 내에서의 Ge 나노선 생성기구를 온도, 압력, 촉매 크기별로 규명해 약 섭씨 150도 이하에서도 Ge 나노선이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을 규명해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향후 몇 가지 성장조건의 변화만으로 나노선의 성장 특성들을 조절 및 재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인 것으로 실제소자로의 활용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용어설명>나노선(nanowire) : 단면의 지름이 수 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정도인 극미세선이다. 이를 만드는 기술은 세계를 변화시킬 10대 신기술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레이저나 트랜지스터, 메모리, 화학감지용 센서(감지기)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인다. 나노선을 만드는 소재로는 반도체 실리콘(Si)과 게르마늄(Ge), 또는 화학적으로 민감한 다양한 금속산화물, 발광반도체인 갈륨질화물(GaN) 또는 산화아연(ZnO) 등이 있다.

h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