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5만원' 농어촌기본소득 좋긴 한데…지자체는 허리 휜다
곡성·신안 등 전국 17개 군지역 시범사업 중
열악한 재정에 부담…"국비 부담 확대해야"
- 박영래 기자
(광주=뉴스1) 박영래 기자 = "주민들 입장에선 정말 고마운 제도지만, 농어촌기본소득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 지자체들은 허리가 휠 지경입니다."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이 올해 본격 시작됐지만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들이 예산 확보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정부와 광역지자체, 기초지자체가 균등하게 나눠 내는 현행 재정 분담 구조를 개편해 국비 지원 비율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0일 지자체들에 따르면 2026년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은 추가 공모를 거쳐 대상 지역이 기존 10개 군에서 총 17개 군으로 확대됐다. 기존 10개 군은 올해 1월부터, 새롭게 선정된 7개 군은 8월 말부터 농어촌기본소득 지급을 시작했다.
농어촌기본소득은 인구 소멸 위기 지역 주민의 소득 보장과 지역 내 소비 촉진을 목표로 추진되는 시범사업이다. 사업 기간은 2026년부터 2027년까지 2년으로, 1인당 월 15만 원을 전액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한다.
농업인만을 대상으로 하는 농민수당과 달리 해당 지역에 실거주하는 모든 주민에게 지급되며, 향후 전국 확대 여부는 성과 평가와 사회적 논의를 거쳐 결정할 방침이다.
문제는 제도의 취지에는 모두가 공감하지만, 재정 여력이 부족한 농어촌 지자체의 예산 부담이다. 일부 지자체는 자체 예산을 더해 지급액을 20만 원까지 상향하기도 했지만, 시범사업에 참여한 대다수 지자체는 심각한 재정난을 호소하고 있다.
재정자립도가 한 자릿수에 불과한 군 단위 지자체 입장에서는 연간 수백억 원 규모의 자체 예산을 세우는 것 자체가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한다.
올해부터 군민 2만 8000명에게 매월 15만 원을 곡성심청상품권으로 지급하는 전남광주 곡성군의 경우, 올해 관련 예산으로 150억 원을 편성했다. 곡성군의 재정자립도는 8.72%에 불과하다.
1118억 원을 증액한 제3회 추경을 편성한 강진군은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 추가 선정에 대비해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에 나섰다. 강진군의 재정자립도 또한 7.01% 수준이다.
강진군 관계자는 "농어촌기본소득 재원 마련을 위해 초긴축 예산을 편성했다"며 "마른 수건을 다시 짜는 심정으로 재정 여건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한정된 지방재정이 농어촌기본소득 사업에 집중될 경우, 산불 피해 복구나 농어업 구조 개편, 기후위기 대응 등 당장 시급한 지역 현안 사업들이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지자체들은 사업의 안정적 추진과 과도한 지방재정 부담 완화를 위해 국비 부담률을 80%까지 확대해 줄 것을 정부에 꾸준히 건의하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기초지자체의 지방비 부담률을 20% 이내로 낮춰줘야 재정 상황이 녹록지 않은 농어촌 지자체들이 숨통을 틔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 역시 지자체들의 이 같은 요구를 감안해 국비 부담 비율을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아울러 지방소멸대응기금을 농어촌기본소득 예산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yr200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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