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흉내 '후계자회' 충격의 광양 중학교…7월엔 학폭 피해자 사망

교육지원청 "극단선택, 학폭과 직접 연관성 없다"
학부모 불안감 확산…"소극 대응으로 폭력 방치"

ⓒ 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광양=뉴스1) 김성준 기자 = 전남광주 광양의 한 중학교에서 '조폭 흉내'를 내며 동급생을 폭행해 당국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해당 학교에서는 지난 7월에도 학폭 피해를 받은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같은 학교에서 반복적인 학교폭력 사례가 발생하자 교육당국의 미온적인 대응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광양교육지원청과 광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7월 전남광주 광양 한 중학교에 재학 중이던 3학년 A 군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군은 2학년 재학시절 학교폭력 피해를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광양교육지원청은 학교폭력심의위원회를 열어 A군과 가해 학생을 분리 조치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A 군은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호소하며 정신과 치료를 받아왔다. 유서에 직접적으로 학폭이 거론되진 않았으나 "안 좋은 일만 반복해서 생긴다. 몸에 한계가 왔다"는 내용이 적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지원청은 A 군의 죽음과 관련해 학교폭력의 영향이 있을 순 있지만, 직접적인 연관성을 찾기 힘들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A 군의 아버지는 "교육지원청과 학교 측은 최근 학폭이 없었고 정확한 동기가 없어 학교 문제가 아닌 것 같다고 대답했다"며 "아이가 소극적인 편인데 학폭위 처분 이후에도 동급생들의 수군거림 등으로 힘들어하기도 했다"고 호소했다.

광양교육지원청 관계자는 "A 군의 죽음 이후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으나, A 군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며 "학부모와 전화면담을 실시하고 담당교사가 A 군을 특별히 관리하는 등 사후대처에 최선을 다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최근 같은 학교에서 1학년 학생들이 '조폭흉내'를 내며 동급생을 폭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국이 부실한 대응으로 학폭을 방치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7월에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했다는 학교폭력 전수조사에서도 별다른 사안이 발견되지 않아 '형식적'이라는 비난도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해당 학교에서는 최근 1학년 학생들이 '후계자회'라는 조직을 만들고 동급생들끼리 서열을 나눠 괴롭히거나 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가해 학생들은 높은 순번의 학생에게 '형님'이라고 부르거나 존댓말 사용, 엘리베이터·보건실 이용 금지, 위 순번 명령 복종 등을 강요했다.

위 순번 학생의 말을 따르지 않으면 뺨을 때리거나 볼펜으로 손등을 찌르는 등 폭행과 가혹행위가 뒤따랐다.

가담 정도가 높은 일부 가해 학생은 폭행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

아이가 해당 학교로 진학을 앞둔 한 학부모는 "같은 학교에서 반복적으로 문제가 생기면 교육 정책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겠냐"며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야 하나 고민까지 된다"고 말했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지난 이틀간 전체 학교 교감과 책임교사 등을 대상으로 학폭 예방, 생활지도, 피해학생 보호조치 등을 위한 협의회를 열었다"며 "전체적으로 점검하고 학폭 발생시 바로 알리고, 학부모님들에게도 적극적인 신고를 안내했다"고 말했다.

이어 "공문도 발송해 재차 학폭 관련 조치 사항을 안내할 예정"이라며 "보완사항이 있다면 필요한 지원이나 개선조치를 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whit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