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통보 15세 여중생 옭아맨 '1원 송금'…통장엔 협박문구

[사건의 재구성] 20대男 SNS 접근…이별통보에 학교 찾아
송금 적요란 이용 52차례 메시지…징역 3년·집행유예 5년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차단 풀어, 좋게 말할 때."

지난해 11월 21일 오전 7시 26분, 15세 여중생의 은행 계좌에 1원이 입금됐다. 입금액보다 눈에 띈 것은 송금인이 통장 적요란에 남긴 문구였다.

메시지를 보낸 사람은 20대 남성 A 씨. 여중생 B 양이 연락을 차단하자 계좌 송금 기능을 새로운 연락 수단으로 이용한 것이다.

두 사람은 같은 해 9월 초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틱톡을 통해 처음 알게 됐다. B 양의 게시물을 본 A 씨가 먼저 연락했다.

대화를 이어가던 B 양은 자신이 한 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라고 밝혔다. A 씨는 B 양이 만 16세 미만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성적인 대화를 시도했다.

A 씨는 그해 9월 27일 오후 8시쯤 전남광주 북구의 한 모텔에서 B 양을 만났다. 그는 과거 연인과 사용했던, 이른바 'SM 플레이'용 수갑을 B 양의 손에 채운 뒤 성관계했다.

약 한 달 뒤인 11월 1일에도 두 사람은 영광군의 한 원룸에서 다시 성관계를 가졌다.

관계는 오래가지 않았다. B 양은 같은 달 10일 A 씨에게 이별을 통보했다.

열흘 뒤 두 사람은 온라인 게임을 통해 다시 연락하게 됐다. 게임 채팅과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로 대화를 나누던 중 B 양은 다른 남성을 만났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격분한 A 씨는 B 양에게 반성문을 쓰라고 요구했다. B 양이 이를 견디지 못하고 연락을 차단하자 집요한 스토킹이 시작됐다.

A 씨는 B 양의 계좌로 1원씩 송금하며 적요란에 메시지를 남겼다. "기회 줄 때 잡아라", "진짜 사람 새끼면", "팔로잉 끊으면 내 맘대로", "답하면 좋게 끝내는 걸로."

메시지는 점차 위협적으로 변했다. "네 아빠 신상 캤어", "다 까발리고 같이 죽자", "보여줄게", "폭탄 버튼 누르기 싫다"

A 씨는 오전 7시 26분부터 오후 5시 46분까지 모두 52차례에 걸쳐 송금 메시지를 보내거나 B 양이 다니는 학교를 찾아갔다. 학교 교사에게까지 연락하면서 B 양은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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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의제강간과 아동복지법 위반, 스토킹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는 범행을 모두 인정했다.

광주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김송현)는 A 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성폭력·스토킹 치료프로그램 각 40시간 수강과 사회봉사 200시간,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기관 취업제한 5년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가치관과 판단 능력이 아직 정립되지 않은 피해자를 성적 착취와 통제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죄책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다만 A 씨가 초범이고 모든 범행을 인정한 점, 피해자와 합의해 처벌불원서가 제출된 점 등을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했다.

brea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