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라이더 적발 '부당거래'…실적주의가 낳은 '인신매매'
광주출입국사무소 실적 매개로 유착…인권 감수성 상실
'인력 부족' 핑계 짬짜미…정작 업주 처벌은 손 놓기도
- 이수민 기자, 안재영 기자
(광주=뉴스1) 이수민 안재영 기자
"인력 부족이 심해요. 집중 단속 기간 때 다른 사건이 터져서 전부 그쪽으로 투입됐을 정돈데요. 업주를 처벌하려면 고용 관계를 밝혀야 하는 데 여건상 어려움이 크죠."
외국인 라이더 단속을 둘러싼 '부당거래' 비위가 드러난 이후 광주 출입국·외국인사무소 관계자가 밝힌 속사정이다.
출입국 당국 공무원은 사법경찰직무법에 따라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 형법 외 외국인 관련 범죄를 수사한다.
광주 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선 광역단속팀이 주로 사범 단속 업무를 맡는다. 인원은 12 명이며 산하 출장소와 여수 출입국·외국인사무소가 담당하는 지역을 제외하고 전남광주 일대를 총괄한다.
주요 단속 사범은 불법체류자나 체류자격 위반 외국인이다.
국가데이터처의 시군구별 및 체류자격별 등록외국인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남과 광주 지역 등록자는 각각 6만5698 명, 2만8421 명이다.
여기에 공식 집계되지 않는 불법체류자를 더하면 지역 내 외국인은 10만 명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것만으로 단정 지을 순 없지만, 인력이 부족하다는 입장은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문제는 이 어려움을 명분 삼아 불법체류자나 체류자격 위반 외국인 적발을 신고나 제보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적발 업무 특성상 단속에 필요한 정보를 받는 건 문제로 보기 어렵다. 그렇지만 신고에 기대 실적만 챙기면 된다는 식의 '편한 길'은 정보 제공자에게 특혜 제공으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
우려가 현실이 된 게 광주 출입국·외국인사무소 A 직원이다. 그는 불법 외국인 라이더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는 대가로 특정 배달 대행업체 소속은 단속 대상에서 제외했다는 의혹으로 법무부의 감찰을 받았고 비위가 사실로 드러나면서 경찰에 수사 의뢰됐다.
유착도 문제지만 관계의 중심에 있는 정보가 사실상 불법 취업 외국인 그 자체라는 점에서 전남광주 인권단체에선 '인신매매적 행태'라는 거센 비판까지 나왔다.
누구의 제안으로 유착이 시작됐는지와 추가 가담자 여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최소한 A 씨가 적발 대상자라고 하더라도 외국인을 거래 대상으로 삼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인권 감수성을 가졌다면 유착 관계는 시작되지 않았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비판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불법 외국인 라이더는 잡아가고 업주는 가만히 뒀다는 점도 문제다. 외국인의 배달업 종사는 엄격히 제한돼, 유학생처럼 자격이 안 되는 이들은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의 계정을 빌려서 라이더로 일한다.
계정을 구해주는 건 배달대행업체 측이다. 명의까지 도용하며 불법으로 외국인을 라이더로 쓰는 건, 계정 대여의 대가금도 받을 수 있고 배달 수수료도 높게 책정해 한국인을 고용했을 때보다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어서다.
그러나 광주 출입국·외국인사무소는 올해 1월부터 최근까지 불법 외국인 라이더 14 명만 적발했고 업주에 대해선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았다.
그 이유로는 적발된 불법 외국인 라이더 모두 직접 고용 관계가 없었다는 점을 들었는데, 이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지난 1~5월 광주 출입국·외국인사무소도 함께한 법무부 차원의 불법 외국인 라이더 집중 단속에서 서울과 인천, 대전의 출입국 당국은 업주들이 계정 대가금을 받은 것을 '고용 관계'의 근거로 보고 출입국관리법위반으로 적발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광주 출입국·외국인사무소는 인력 부족을 핑계로 불법 외국인 라이더가 어떻게 배달일을 할 수 있었는지 제대로 살피지 않았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이 같은 실태가 지난 4일부터 이어진 뉴스1 보도로 드러나면서 법무부는 전국 출입국 관서의 단속 과정 전반 점검과 제보 관리 체계 개선, 감독 강화를 대책으로 내놨다.
다만, 이것만으론 충분하지 않다는 게 지역 노동계의 진단이다.
손상용 전남광주노동안전지킴이 사무국장은 "외국인 라이더의 불법을 적발하는 것에만 몰두해서 빚어진 게 이번 광주 출입국·외국인사무소의 비위"라며 "꾸준히 실적만 내면 된다는 식의 풍조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jy879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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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광주 출입국·외국인사무소가 외국인 배달 라이더 단속 과정에서 특정 업체와 유착 관계를 맺은 사실이 뉴스1 보도로 드러났다. 현실적 어려움을 이유로 택한 '편한 길'은 부당거래로 이어졌고 출입국 당국의 신뢰는 훼손됐다. 외국인 불법 행위를 실적으로만 보며 거래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비인권적인 행태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뉴스1>은 관계 기관들이 보인 문제점과 개선 방향을 두 차례에 걸쳐 보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