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때와 달라진 게 뭔가"…'해든이' 친모 감형에 시민들 반발

무기→징역 35년 "아동학대 살해죄 만들어졌는데 변한 것 없어"
엄벌 탄원 4006건 시민모임 "살해 의도 없었단 판단 이해 못해"

전국 학부모들과 시민 등 400여 명이 온라인에서 만든 시민모임 '프리해든스'가 25일 광주고등법원 앞에서 '해든이 추모집회'를 열고 항소심 재판부에 가해자 엄벌과 영유아 보호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2026.8.25 ⓒ 뉴스1 박지현 기자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생후 4개월 된 영아 '해든이'(가명)를 학대해 숨지게 한 친모가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에서 징역 35년으로 감형되자 엄벌을 촉구해온 시민들이 "정인이 사건 이후에도 달라진 것이 없다"며 반발했다.

시민모임 '프리해든스'는 25일 광주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직후 "전혀 공감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판결"이라며 재판부의 감형 결정을 비판했다.

송하정 프리해든스 위원장은 "정인이 사건에서도 무기징역이 항소심에서 징역 35년으로 감형됐다"며 "정인이가 남긴 마지막 빛이 아동학대살해죄였는데 이번에도 같은 형량이 선고된 것을 보며 시간이 흘러도 변한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지적했다.

정인이 사건은 지난 2020년 10월 발생한 양부모가 16개월 입양아를 학대 끝에 숨지게 한 사건이다.

특히 친모에게 아이를 숨지게 할 명확한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재판부 판단에 대해 "해든이는 병원에 실려 갔을 때 이미 상당한 출혈이 있었고, 사건 전에도 분유를 먹으면 머리가 젖을 정도로 구토하는 등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 반복적으로 확인됐다"며 "그런데도 어떻게 살해 의도가 없었다고 볼 수 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재판부가 선고 과정에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인용하며 피고인이 잘못을 선택하게 된 사정도 헤아릴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해서도 "전혀 공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온 시민모임 관계자 신채은 씨도 "수개월 동안 시민들이 목소리를 냈는데도 재판부에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 같아 충격과 허탈감이 크다"며 "가장 보호받아야 할 아동을 대상으로 한 범죄에 이런 판단이 내려진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프리해든스는 이날 항소심 선고에 앞서 광주고법 정문 앞에서 추모집회를 열고 감형 없는 처벌을 촉구했다.

재판부에 엄벌을 요구하는 공동탄원에는 시민 4006명이 참여했다.

광주고법 제2형사부(재판장 황진희)는 이날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기소된 친모 A 씨에게 원심의 무기징역을 파기하고 징역 35년을 선고했다. 친부 B 씨에 대해서는 원심과 같은 징역 4년 6개월을 유지했다.

war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