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모 사립대 교수, '감봉 3개월' 징계 반발하며 무효소송 왜?

"전임 학부장 갑작스런 퇴임 후 문제 수습했는데 뒤집어써"
정관상 징계위원 5명 명시 불구 9명 참석도 "절차 위배"

광주지방법원의 모습. DB ⓒ 뉴스1 이승현 기자

(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전남광주 한 사립대 교수가 전임자의 부재로 인한 학사 문제를 궁여지책으로 수습한 것을 두고 1년이 지난 뒤에야 대학 측이 '표적징계' 대상으로 삼았다며 자신에 대한 감봉 3개월 징계가 부당하다는 소송을 제기했다.

23일 광주 A 사립대의 B 교수에 따르면 최근 대학 측의 감봉 3개월 징계처분에 대한 무효확인 소송을 광주지방법원을 통해 청구했다.

A 대학은 지난달 14일 교원징계위원회를 통해 B 교수에 대한 감봉 3개월의 징계 처분을 통지했다. A 대학은 이에 앞서 지난 5월 4일 실험실습비 횡령과 공문서 조작, 교원에 대한 폭언과 강요 등 중대 비위 혐의로 B 교수를 직위해제했다.

당시 대학은 파면·해임·강등 또는 정직에 해당하는 중징계 의결이 요구됐다며 이같이 처분한 뒤 22일이 지난 뒤인 5월 26일 징계의결 요구 통지서를 B 교수에게 전달했다.

이어 6월 19일 9명의 징계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교원징계위원회를 진행한 대학 측은 비위 사실이 확인됐다고 징계 의결 사유를 밝혔으나 그럼에도 중징계가 아닌 감봉 3개월의 경징계를 7월 14일 의결했다.

그러나 B 교수는 징계위가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열린 데다 징계위에서 자신이 일관되게 부인한 사실들이 전부 사실로 확인됐다고 판단한 대학 측 결정에 반발했다.

광주 A 사립대의 교원징계위 정관. 5인의 위원으로 조직한다고 기재됐으나 B 교수 징계위원회는 9명의 위원이 참석했다.(대학 공시정보. 재배포 및 DB 금지)

A 대학의 학교법인 정관에는 '교원징계위원회는 5인의 위원으로 조직한다'고 명시됐으나 실제로는 9명의 위원이 참석했다. 징계위원을 추가 구성할 근거도 존재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관을 위반해 구성한 징계위 의결은 무효라는 것이 B 교수 주장이다.

대학 측이 정관 기준을 초과한 징계위 구성을 하는 과정에서 총장의 지시나 뜻에 순응하는 인사들 위주로 징계위가 구성, B 교수에게 불리한 징계결과가 도출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정관상 징계위원 자격으로 명시된 법학과 행정학, 교육학을 전공하지 않은 대학 보직 교수들 2명도 포함되면서 징계위원 자격이 없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이들 보직 교수 2명은 총장의 지시로 B 교수에 대한 비위혐의 사실을 조사한 당사자들인 만큼 징계위원으로서 공정한 의결을 기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광주고법 판사 출신의 변호사 징계위원도 A 대학의 소송대리인을 맡으면서 중립적 입장이라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징계위가 사실이라고 적시한 징계사유에 대해서도 '표적징계'라고 항변했다.

대학 측은 B 교수가 지난해 2월 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 교수 워크숍을 진행한 것처럼 기재한 결재 서류를 2월 27일에 작성하고, 워크숍은 실제로 4월 11일부터 12일까지 이틀간 진행한 후 하루치 차액을 회수하지 않는 등의 부실 운영을 이유로 징계했다.

그러나 B 교수는 전임 상급자가 갑작스럽게 퇴직한 가운데 교육부의 인증평가 기준을 준수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입장이다.

당시 학부장이 취임 6개월 만인 지난해 2월 초 갑자기 명예퇴직을 하면서 교수들간 회의를 통해 과거 학부장을 역임했던 B 교수가 다시 학부장을 맡았다. B 교수는 단기간에 수업계획을 수립하는 한편 인증평가를 위해 사용해야 하는 교육비를 2월 내로 집행해야 했다.

이같은 상황을 알게 된 한 대학 보직 교수도 이를 총장에게 보고하고 동의를 얻는 등 대학의 정상적인 구조 속에서 이뤄진 절차라고 항변한다.

B 교수는 "전임 학부장 당시 시행됐어야 할 행사가 한 달 전까지 계획 수립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궁여지책으로 치렀는데 마치 내가 전적인 책임이 있는 것처럼 몰아갔다"며 "당시 보직 교수도 총장 승인을 얻었으니 얼른 마감 전에 기안을 올리라고 하기까지 했는데 대학 측이 이제와서 징계하는 저의가 궁금하다"고 밝혔다.

대학 측이 제기하는 '교원에 대한 폭언과 강요' 등 의혹도 부인하며 "징계 결과에서도 해당 내용은 언급되지도 않았다. 징계위에서도 다루지 않았다"며 "오히려 직위해제 기간 동안 학교측이 교수들에게 추가 증언을 받고 다니는 등 문제제기 자체가 부실했다"고 지적했다.

B 교수와 법적 공방을 앞둔 A 대학 측은 다수의 제보자들로부터 접수된 의견을 청취한 결과 징계를 의결하게 됐다는 입장이다. A 대학 측은 "B 교수는 자신에게 유리한 주장만을 하고 잘못을 감추려 하고 있다. 대학은 정관에 의거해 관련 절차를 진행했다. 징계위원을 줄이는 게 문제가 됐지, 9명으로 늘려서 문제가 된 적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B 교수와의 원만한 갈등 해소를 위해 징계 수위도 감봉으로 낮아졌음에도 징계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향후 법적 대응 과정에서 학교 측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덧붙였다.

zorba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