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제조업 주춧돌 놨던 삼성, 이젠 글로벌 생산기지 만든다

이건희 회장, 1989년 광주전자 세워 생활가전 생산 전담
425조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냉난방공조 생산라인 구축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19일 광주청사 비즈니스룸에서 삼성전자, 플랙트그룹 코리아와 ‘공조 생산라인 신설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전남광주통합특별시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8.19 ⓒ 뉴스1

(광주=뉴스1) 박영래 기자 = 산업기반이 취약했던 광주의 제조업 활성화에 주춧돌을 놨던 삼성이 이젠 광주를 어엿한 글로벌 생산기지로 만들어가고 있다.

20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 6월 425조 원을 투입하는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전날에는 2400억 원을 투자해 지난해 인수한 플랙트그룹의 냉난방공조(HVAC) 생산라인을 광주사업장에 새로 구축한다고 밝혔다.

광주지역 전략산업의 한축인 백색가전산업을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을 반도체와 냉난방공조 제조시설로 대거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삼성과 광주의 인연은 19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광주전자'라는 법인을 출범시킨 뒤 1999년 1월 삼성전자에서 냉장고 사업 등을 이관해 '삼성광주전자'라는 법인명으로 바꿨다.

이후 삼성광주전자는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컨, 김치냉장고, 청소기 등 삼성전자의 생활가전 생산을 전담해 왔다. 제조는 삼성광주전자가, 판매는 삼성전자가 담당하는 구조였다.

20여년간 광주지역법인으로 운영돼 왔던 삼성광주전자는 2011년부터 모기업인 삼성전자에 흡수합병됐다. 합병의 배경에는 생활가전 사업의 효율성을 증대시키고 약화한 삼성광주전자의 제조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게 크게 작용했다.

하남산단과 첨단산단에 1,2,3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은 한때 정규 근로인력 3000여명에 연 매출 5조 원에 이르는 지역의 중추사업장이자 광주 제조업 총생산의 17%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번 플랙트그룹의 냉난방공조(HVAC) 생산라인 신규 투자는 1989년 광주전자 설립 이후 37년 만에 이뤄지는 대규모 생산시설 투자다.

삼성전자는 기존 생산 인프라와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광주사업장을 AI 가전과 HVAC를 아우르는 글로벌 생산 거점으로 육성하고, 글로벌 HVAC 사업 경쟁력을 지속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앞서 삼성은 지난 6월 30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글로벌 최첨단 반도체 클러스터 △AI 데이터센터 △미래 에너지 등을 육성하기 위해 잠재력이 풍부한 호남에 총 425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수도권과 함께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을 이끄는 차기 반도체 클러스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산업계 관계자는 "백색가전에 이어 냉난방공조, 반도체 생산라인이 구축되면 광주는 삼성의 어엿한 글로벌 제조업 생산기지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yr200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