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 전 공사비 과다 지급' 광양시 공무원들 2심도 벌금형

"배임 고의 인정 어려워"…1심 무죄 판단 유지

광양시청 전경.(광양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뉴스1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공사가 완료되지 않았는데도 허위 준공 서류를 작성해 공사대금을 지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광양시 공무원 등에 대한 검찰의 항소가 기각됐다.

광주지법 제1형사부 김진환 부장판사는 13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등 혐의로 기소된 광양시청 공무원 A 씨 등 피고인 4명에 대한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이에 따라 일부 피고인에게 벌금형을 선고하고 업무상 배임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원심 판결이 그대로 유지됐다.

이들은 광양시가 추진한 모 사업의 진행 과정에서 공사가 완성되지 않은 사실을 알고도 공사감독조서와 준공·기성검사조서 등을 허위로 작성하거나 이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광양시는 허위로 작성된 서류 등을 토대로 시공업체에 미시공 공사대금을 포함한 거액의 공사비를 지급했다. 이후 업체가 부도나면서 광양시는 과다 지급한 공사대금 대부분을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혐의 등을 유죄로 인정해 관련 피고인들에게 벌금형을 선고했다.

다만 검찰이 주장한 업무상 배임 혐의에 대해서는 피고인들이 시공업체에 재산상 이익을 주고 광양시에 손해를 끼치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검찰은 "지방재정 신속 집행이라는 정책적 목표나 실적 압박은 범행 동기에 불과하다"며 "허위 공문서 작성의 고의를 인정하면서 동일 행위에 대해 배임의 고의를 부정한 것은 모순"이라고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판단이 타당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지방재정 신속 집행에 따른 실적 압박은 단순한 내심의 동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예규에 근거를 두고 행정조직을 통해 피고인들에게 계속적으로 부과된 내부적 사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들에게 사업 기간 내 공사가 완공될 것으로 믿을 만한 객관적 근거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당시 시공업체의 부도 위험을 인식하기도 어려웠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허위공문서 작성죄와 배임죄의 고의는 서로 판단 대상이 다르다는 점도 짚었다. 재판부는 "허위공문서 작성죄는 공문서 내용이 허위라는 점에 대한 인식과 의사가 있으면 성립하지만, 배임죄는 본인에게 재산상 손해를 가하고 자기 또는 제3자에게 재산상 이익을 얻게 한다는 의사와 임무 위배에 대한 인식이 결합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허위공문서 작성의 고의를 인정하면서 배임의 고의를 부정한 원심 판단에 논리적 모순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배임 혐의에 대한 검찰의 사실오인·법리오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brea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