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최후 항쟁지 옛 전남도청 운영 주체 '국가 vs 특별시' 재점화

국가 운영 전제 논의…민형배 시장 "ACC 운영권 특별시에"
5·18 당사자 "민주주의 역사인 만큼 국가가 관리해야"

지난 5월 17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오월의 꽃, 오늘의 빛'을 주제로 열린 5·18 전야제. ⓒ 뉴스1 박지현 기자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이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운영권의 특별시 이양을 요청하면서 5·18 민주화운동 최후 항쟁지인 옛 전남도청 운영 주체를 둘러싼 논의도 다시 불붙고 있다.

그동안 국가가 옛 전남도청을 운영한다는 전제 아래 ACC가 함께 맡거나 문체부 산하 별도 기관을 만드는 방안이 논의됐다. 여기에 '특별시 운영안'이 새로운 변수로 등장한 것이다.

2일 옛 전남도청복원추진단 등에 따르면 민형배 시장은 지난달 21일 이재명 대통령에게 "비용은 국가가 책임지고 운영은 지역이 맡겠다"며 ACC 운영권을 특별시로 넘겨달라고 요청했다.

옛 전남도청복원추진단은 민 시장이 요청한 ACC 운영권 이양 대상에 옛 전남도청도 포함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옛 전남도청은 ACC의 민주평화교류원으로 기획된 공간이다. ACC 운영권이 특별시로 넘어가면 옛 전남도청 운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옛 전남도청은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이 마지막까지 항쟁한 장소다. 복원사업을 마치고 지난 5월 18일 문을 열었지만 앞으로 계속 맡아 운영할 기관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현재는 복원사업을 담당한 옛 전남도청복원추진단이 시설을 임시로 관리하고 있다. 추진단은 올해 말 활동을 끝낼 예정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아직 ACC와 옛 전남도청을 어떻게 운영할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현재는 전문가 의견을 듣기 위한 준비 단계"라며 "언론에 공개된 내용 외에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옛 전남도청 복원을 요구하며 지킴이 활동을 해온 5·18 당사자들은 특별시가 아닌 국가가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5·18의 역사적 의미를 지키려면 국가가 직접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복원지킴이로 활동한 이명자 씨는 "옛 전남도청은 ACC와 연계해 국가가 운영해야 한다"며 "5·18은 세계적으로도 가치를 인정받은 민주주의 역사인 만큼 국가가 책임지고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옛 전남도청 회의실 2층 강당에 윤상원 열사의 시신이 발견된 장소에 이름팻말이 새겨져 있다. (뉴스1 DB) ⓒ 뉴스1 이수민 기자

ACC는 운영권을 특별시로 넘길지와 옛 전남도청을 누가 운영할지는 모두 정부가 결정할 문제라고 밝혔다.

ACC 관계자는 "운영권 이전 여부는 문체부가 검토할 사안"이라며 "자료를 제공하거나 의견을 낼 수는 있지만 ACC에 결정 권한은 없다"고 말했다.

민 시장의 제안이 나오기 전까지 지역사회에서는 옛 전남도청을 ACC가 함께 운영할지, 문체부 산하에 별도 기관을 만들지가 주된 쟁점이었다.

ACC 통합 운영안은 현재 인력과 시설을 함께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별도 기관을 만드는 방안은 5·18 최후 항쟁지에 독립된 조직과 지위를 보장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두 방안은 구체적인 운영 방식은 다르지만 국가가 운영비와 운영을 모두 책임진다는 점은 같다. 지난해 옛 전남도청 복원협의회에 참여한 오월어머니와 문화예술단체도 문체부가 운영을 맡아야 한다는 데 대체로 뜻을 모았다.

옛 전남도청복원추진단 관계자는 "그동안 국가 운영을 전제로 ACC 통합 운영과 별도 기관 운영을 논의해왔지만 갑자기 특별시 운영안이 나오면서 논의가 복잡해졌다"며 "지난해에도 운영주체를 정하지 못한 채 올해 예산을 확보한 비정상적인 상황인 만큼 올해 안에는 반드시 운영주체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war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