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CCTV 없어 노린 범죄현장…예산 없어 초교 방범용 떼와 설치
특별시 기존 CCTV 이설…광산구 고향사랑기부금 검토
시민단체 "안정적 범죄예방 재원 마련이 근본 대책"
- 이승현 기자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광산구가 '장윤기 사건' 범행 현장 일대 방범시설 확충에 나섰다.
하지만 범죄예방 예산 부족으로 특별시는 기존 폐쇄회로(CCTV)를 옮겨 설치하고, 광산구는 추가 설치 재원으로 고향사랑기부금 활용까지 검토하면서 '땜질식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특별시와 광산구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광주 도심에서 발생한 장윤기 사건 이후 범죄 예방과 대응 측면에서 남부대학교 현장 인근에 CCTV 설치와 가로등 조도 개선 등 환경 정비 필요성이 대두됐다.
장윤기는 사건 현장 인근에 거주해 지리에 밝았고, 야간 유동 인구가 적고 CCTV가 설치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범행 장소를 선택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장은 사건 이전부터 주민들의 CCTV 설치 요구가 이어졌지만 대로변이라는 이유로 설치 대상에서 제외됐다.
사건 직후 진행한 경찰 범죄예방진단 결과에서 현장 일대는 최근 1년간 35건의 사건·사고가 발생했고 보안등이 있음에도 가로수가 빛을 가려 보행로 조도가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 관할인 광산구는 자체 재원 부족으로 당시 광주시에 CCTV 설치를 위한 1억 2500만 원과 가로등 조도 개선을 위한 1억 3500만 원 등 총 2억 6000만 원의 특별교부금을 신청했다.
그러나 광주시는 다른 자치구에서도 특별교부금 신청이 잇따르고 있다는 이유로 CCTV 설치 예산은 지원하지 않고 가로등 재원만 편성했다.
이후 교육청과 경찰 등에서 학생 안전과 범죄 예방을 위해 CCTV 설치를 요청하는 공문이 접수되면서 여유분 CCTV 확보에 나섰고, 광산구 송우초교 사거리 방범용 CCTV 1개소(카메라 3대)를 떼 현장으로 가져오기로 했다.
특별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CCTV 신규 설치 예산이 삭감돼 설치하고 싶어도 못하는 실정"이라며 "교육청과 경찰 등에서도 설치 요청이 있었고, 광산구도 자체 재원을 마련하지 못해 우선적으로 이설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송우초교 사거리는 주정차단속과 방범용 카메라 두 대가 있어 오히려 민원인들이 예산 낭비라고 볼 수 있다"며 "주정차단속카메라에 CCTV관제센터를 연결하는 작업을 마무리해 방범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특별시는 행정예고 절차 등을 거쳐 오는 9월쯤 CCTV 옮기는 작업을 마무리 할 예정이다.
광산구는 당초 CCTV 5개소를 설치할 계획이었지만 추가 재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고향사랑기부금 활용을 검토하고 있다.
고향사랑기부금은 지역 발전과 주민 복리 증진 등을 위한 재원인 만큼 범죄예방시설 설치에 활용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광산구 관계자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예산을 편성해야 하지만 자체 재원이 없는 상황"이라며 "고향을 찾는 방문객과 시민 안전을 위해 고향사랑기부금을 활용하는 방안을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범죄예방시설은 시민 안전과 직결되는 기본적인 공공서비스다.
강력 사건을 계기로 추진되는 범죄예방시설 확충이 일반 안전 예산이 아닌 시설 이전과 고향사랑기부금 확보 여부에 좌우되는 현실을 두고 적절성 논란과 재정 책임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우식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사무처장은 "평소 시민 안전을 위한 일정한 재원을 확보해 놓지 않은 것은 불감과 직결된다"며 "급하게 예산을 마련하는 방식은 근본적 대책이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시민 안전을 위한 안전관리금 확충 등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며 "CCTV 설치 필요성과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체계적인 논의 구조를 마련하고 주민들의 요구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는 의사결정 시스템도 함께 보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pep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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