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200대 광주 도심 달리는데…시민은 안전할까
'운전자 없는' 레벨4 상용화 목표…차량 자체 센서만 활용
전문가 "도로 안전 통신 인프라 지원 없는 실증은 위험"
- 박영래 기자
(광주=뉴스1) 박영래 기자 = 올해 하반기부터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차 200대가 광주 도심을 달리며 자율주행 실증에 나서면서 시민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차량의 기술적 한계를 보완할 '도로 안전 통신 인프라'(C-ITS) 보완 없이 사업을 강행하는 것은 시민의 안전을 담보로 한 위태로운 실험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정보통신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지난 5월 국토교통부, 광주광역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삼성화재, 오토노머스A2Z, 라이드플럭스와 함께 자율주행 실증도시 조성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국비 610억 원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은 광주 도심 전체를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지구'이자 메가 샌드박스로 지정해 총 200대의 자율차를 운행하는 전국 최초·최대 규모의 프로젝트다. 기존 타 지자체가 특정 노선에 10대 미만의 차량을 운행하던 수준을 뛰어넘는다.
현대차·기아가 공급하는 자율주행 실증 차량은 기존 양산차를 기반으로 제작된다. 여기에 자율주행용 카메라 8대와 레이더 1대를 기본 탑재해 다양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될 예정이다.
광주 외곽지역부터 시작해 점진적으로 도심까지 운행을 확대하고 시민 대상 무료 탑승 체험도 추진한다는 구상이지만, 현장의 안전망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장 도로에서 수집한 교통안전 정보를 차량에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C-ITS와 연계 없이 자율차 자체적인 카메라와 센서로만 운행하는 건 안전의 최대 위협요인으로 꼽힌다.
이번 실증은 운전자 개입이 최소화되는 '자율주행 레벨4' 상용화를 목표로 진행되는 만큼, 폭우·안개·야간 등 악천후 시 카메라나 라이다(LiDAR) 등 차량 자체 센서만으로는 교차로 사각지대나 돌발상황에 대응하는 데 명확한 한계가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교차로나 골목길 사각지대의 경우 건물과 대형차에 가려진 보행자를 자율차가 인지하지 못해 추돌 위험이 높고, 자율차의 인지 불확실성으로 급정거를 반복하면서 일반 차량과의 추돌사고 발생 가능성도 높다는 진단이다.
자율주행 실증사업 과정에서 시민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C-ITS 연계와 함께 인프라 개선도 시급하다는 의견이다.
앞서 광주시는 2019년부터 국토교통부 실증사업을 통해 노변기지국(RSU) 110여 개, 차량단말기(OBU) 2000여 대 등 총 250억 원 규모의 C-ITS 인프라를 구축했다.
하지만 인프라 구축 이후 후속 사업 미비와 민간 활용 실적 부진으로 해당 시설들이 사실상 방치돼 왔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하반기부터 200대의 자율차가 도심을 주행하는 대규모 자율주행 실증사업을 앞두고 조속한 C-ITS 시설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자율주행차 200대가 움직이려면 기존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의 교통안전 체계가 요구되지만 이에 대한 시설보완 등은 아직 이뤄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신 노변기지국(RSU)을 교체해 사각지대 위험정보 실시간 전송시스템 구축 등이 시급하지만 정부의 관련 예산은 올해 전액 삭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보통신 전문가는 "자율주행 실증을 앞두고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와 예산 당국의 안일한 대처로 관련 국비 예산이 삭감되면서 지역 실증 도로의 안전 인프라 투자가 전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고 우려했다.
yr200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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