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자금 5억' 건넨 전 전남도 고위공직자 항소심도 무죄, 왜?

법원 "브로커 실제 전달 안 해 미수…정치자금 불성립"

광주고등법원 ⓒ 뉴스1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공천자금 전달' 명목으로 선거 브로커에게 5억 원을 준 혐의로 기소된 전직 전남도 고위 공직자가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제2형사부(재판장 황진희)는 7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 받은 선거 브로커 A 씨,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받은 전직 도 고위 간부 B 씨, 벌금 2000만 원을 받은 지인 C 씨 등에 대한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A 씨는 2022년 3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 전남 한 지자체 군수 경선 후보자 공천 명목으로 B 씨로부터 현금 5억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전남도 고위 공직자 출신인 B 씨는 C 씨를 통해 현금 5억 원을 마련한 뒤 A 씨에게 건넨 혐의다. C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에서 4억 9000여만 원을 빼내 B 씨에게 건네는 등 정치자금 마련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유력 정치인들과 교류하며 정치권에서 활동하던 A 씨가 B 씨에게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판단했다.

B 씨는 "경선 후보자로 선정되려면 국회의원 2명에게 5억 원을 줘야 한다"는 A 씨 말을 믿고 돈을 건넸다.

A 씨 등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전남과 전북 국회의원 2명에게 5억 원을 공천 자금으로 전달해달라며 돈을 건넸다. 그런데 이 돈은 국회의원들에게 전달되지 않았다"며 "정치자금법 위반죄는 미수 처벌이 불가능하다. 어쩔 수 없이 피고인들의 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할 수밖에 없다"며 정치자금법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검찰의 '사실오인'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 A 씨는 정당인 또는 정치인으로 판단할 수 없고 5억 원을 사용할 재량이 없었기 때문에 정치자금으로 분류할 수 없다"며 "피고인들에 대한 검찰의 항소를 기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A 씨가 5억 원을 전달하지 않고 중간에서 받았기 때문에 사기죄가 성립하며, C 씨는 회사자금을 사용했기 때문에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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