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반도체, 첨단3지구보다 '광주 군공항'…관건은 '속도'

국유지 특성상 공사 기간 최소화 가능…대도시 인접
군공항 이전 관련 군 기능 단계적 이전 방안 등 거론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6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점검회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2026.7.6 ⓒ 뉴스1 허경 기자

(광주=뉴스1) 박영래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800조 원을 투입하는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로 광주 군공항 종전부지가 최종 확정됐다.

당초 유력하게 거론되던 광주 첨단3지구나 해남 솔라시도를 제치고 군공항 부지가 낙점된 배경에는 부지 평탄성과 접근성, 정주 여건 등에서 대기업들의 요구 조건을 충족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6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 부지로 광주 군공항 부지를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강 비서실장은 "기업들은 정부가 제시한 호남권 입지 후보지 중 광주 군공항이 반도체 생산라인을 구축하기에 가장 적합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30일 광주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투자계획 보고회'를 통해 총 7곳의 후보지를 제안한 바 있다. 국토교통부가 추천한 후보지는 △미래차 국가산단(102만평) △빛그린국가산단(123만평) △첨단3지구(102만평) △나주 에너지국가산단(38만평) △영암·해남 솔라시도(107만평) △광주 군공항 종전부지 △무안 국가산단 후보지 등이다.

이 가운데 인프라가 잘 갖춰진 첨단3지구와 대규모 부지 확보가 용이한 해남 솔라시도, 광주 군공항 등 3곳이 유력 후보군에 올랐다.

정부와 대기업이 최종적으로 군공항 부지를 선택한 결정적 이유는 '사업 속도'와 '인프라'다.

강 비서실장은 "광주 군공항 지역은 약 250만 평 규모의 대규모 부지 확보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공항 특성상 이미 평탄화 작업이 완료돼 있어 부지 공사 기간을 최소화할 수 있는 독보적인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광주 도심 및 KTX 송정역과 인접해 반도체 고급 인력 확보와 정주 여건 측면에서 강점이 있고 물류 접근성도 우수한 것으로 검토됐다"며 "특히 국유지 특성상 토지 수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민원이나 보상 리스크가 적어 일반 산업단지보다 빠른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광주 군공항을 활용하는 방안은 현재 난항을 겪고 있는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와 직결돼 있어 군공항 이전에 대해 정부와 청와대가 보다 발전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지금의 광주 군공항을 전남 무안으로 이전하는 작업에는 빨라야 10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왔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현재의 이전 방식이 아닌 군 기능의 단계적 이전 등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정진욱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SNS를 통해 "군공항의 훈련기능을 신속하게 이전하면 가장 빠른 속도로 반도체공장 착공을 할 수 있다. 광주 반도체 투자 800조라는 이 천재일우의 기회를 가장 빠르게 현실화할 길을 찾다가 광주 군공항밖에 없다고 결론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론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비상한 시기엔 비상한 방안을 실행해야 한다. 군공항의 비행훈련 기능의 이전이라는 첫단추를 빠르게 잘 끼울 수 있어야 제 아이디어가 현실성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광주공항의 군 기능 일부를 다른 군공항에 분산 운용하는 방안과 무안 이전 절차를 투트랙으로 병행해 활용 시기를 대폭 앞당기는 방안이 검토되면서 반도체 산단 후보지로 확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정부가 군공항 이전 협상이 마무리되기 전 부지 발표를 서두른 배경에는 지역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막기 위한 조치도 포함됐다.

강 비서실장은 부지 조기 발표 배경에 대해 "광주 지역 일부 후보지를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들썩거린다는 보고가 있었다"면서 "부지를 조기에 확정해 불필요한 시장 혼란과 투기 논란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취지"라고 말했다.

yr200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