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고 학생들 '5·18 조롱' 사과 절차 밟는데…정치·사회 논쟁은 격화
배재고 비판·옹호 양측 의견 팽팽…정치권도 적극 참전
"지역 비하·조롱 용인 안되지만 학생 특수성 반영돼야"
- 서충섭 기자
(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서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 응원 구호로 논란을 빚은 서울 배재고가 6일 오후 광주일고를 사과 방문한다.
광주일고에 항의 전화가 빗발치는가 하면 보수 정치인이 배재고에 응원 화환을 보내는 등 논란은 정치적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6일 전남광주특별시교육청과 광주일고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이효준 배재고 교장과 야구부 학생, 교직원과 학부모 등 80여 명이 광주제일고등학교를 방문한다.
광주제일고도 이규연 교장과 야구부 학생, 학부모 등이 참석해 배재고 학생들을 맞이한다.
양측은 1929년 광주학생항일운동을 기념하는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한다. 이 자리에서 정근식 서울시교육감과 김대중 전남광주특별시교육감이 참석해 두 학교 학생들과 함께 오월정신을 이야기한다.
앞서 이효준 배재고 교장은 이규연 교장에 '스타벅스' 논란 직후 광주일고에 사과 방문할 뜻을 전했으나 지난 2일까지 광주일고가 기말고사를 치르면서 연기됐다.
전남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를 역임한 등 광주와 인연이 있는 진보교육감인 정근식 서울시교육감도 적극적인 사과 의사를 김대중 교육감 측에 전했다.
이를 통해 두 학교가 '스타벅스 가야지' 응원구호 갈등을 봉합해나갈 것으로 보이지만 이념갈등은 끊이지 않으면서 후폭풍도 우려된다.
이미 5·18을 둘러싼 진보·보수간 이념갈등으로 크게 확산되며 곳곳에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보수논객인 조갑제씨는 지난 5일 페이스북을 통해 "광주 사람들은 헬기 기총소사에 의한 양민학살, 2000명 사망자설, 전두환 사격명령설, 계엄군의 암매장설을 주장했으나 사실이 아님이 밝혀져도 사과하지 않았다"며 "'스타벅스 가야지'를 비판하기 전에 자신들부터 돌아봐야 한다. 민주국가에 성역은 없다. 성역과 특권을 주장하면 광주대비광주 여론 구도가 만들어질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에 심용환 역사N교육연구소 소장은 "조씨의 주장 자체가 왜곡이다. 1987년 광주청문회 당시 청와대와 국방부가 치밀하게 사실은폐를 시도한 것이 드러났다. 1995년 김영삼 정권의 역사바로세우기 과정서도 이들의 불법 모의가 나타났다"며 "조씨가 바로 역사왜곡의 수장이면서 자신은 마치 합리적인 보수인양 스스로를 미화하고 있다"고 반론했다.
이른바 '5·18 성역, 북한의 모습'이라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이병태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을 향해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진보 논객 허지웅씨는 "이러니까 전 국민이 호남을 무시하고 차별하고 깍두기로 취급한다"며 "이병태의 말은 추악하다. 김민전, 정점식, 나경원, 박상웅 의원 등과 함께 처벌해야 혐오를 멈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권도 공방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담양·함평·영광·장성)은 "아직도 5·18을 탱크데이로 운운하는 학생들이 있다니, 배재고라는 학교 야구부는 즉각 해체해야 한다"며 "학생들은 학폭으로 다루어 엄벌해야 한다. 5·18 덕분에 그들이 큰 소리로 떠드는 건데 고교야구 선수들까지 일베가 되다니 정용진 때문에 갈수록 걱정이다"고 비판했다.
반대로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성)은 배재고에 "스타벅스와 5·18과 무슨 관계"라며 응원하는 화환을 보냈다. 이 밖에도 배재고 학생들을 응원하는 화환과 비판하는 화환이 뒤섞이며 갈등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찬·반 논란은 피해자인 광주일고를 향해서도 이어지고 있다. 광주일고에 따르면 최근 '스타벅스 가야지'·'탱크데이' 발언 직후 학교로 매일같이 관련 전화가 수십 건 이상 빗발친다.
이들은 "사과를 받아주면 안된다", "동문인데 참 가슴이 아프다", "일고 팬클럽이다. 후원 물품과 금품을 보내겠다"는 찬성 입장과 함께 "별 것도 아닌 것 가지고 일을 키우냐"는 항의를 보내고 있다.
이 사건의 본질인 '경기장에서 특정 지역 비하와 조롱'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오승용 메타보이스 이사는 이날 KBS광주 라디오 '무등의 아침'에서 "야권은 징계 문제만 이야기하고 있는데, 경기장에서 특정 지역 비하와 역사적 상징에 대한 조롱은 어떤 경우에도 허용될 수 없다"며 "배재고 응원 구호가 지역 비하와 역사적 상처 조롱에 해당되는 것은 추호의 의심도 없다. 그에 대해 사과하고 일정한 징계를 하는게 맞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징계 양형을 두고 고등학생, 야구선수라는 특수성으로 6개월 징계로 선수생명이 끝날 것이란 우려가 있다"며 "배움에 있는 학생들에 적절한가 하는 토론이 필요하다. 오늘 5·18묘역 참배를 통해 교육과 교화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zorba85@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