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2명 순직 완도 창고 화재…'토치질 지시' 대표 재판 본격화

에폭시 토치질로 가열…작업 지시 대표·외국인 근로자 분리 재판
대표 23일 재판 속행, 근로자는 8월 선고 예정

냉동창고 화재를 진화하다 순직한 소방공무원 영결식이 진행된 14일 오전 전남 완도군농어민문화체육센터에서 운구가 진행되는 가운데 동료 소방공무원이 무릎 꿇고 오열하고 있다. 2026.4.14 ⓒ 뉴스1 박지현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소방관 2명이 순직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완도 저온창고 화재의 책임을 둘러싼 형사 재판이 본격화되고 있다.

소방청은 형사재판과 별개로 사고 원인을 작업자 토치질에 의한 착화와 가연성 가스 축적·폭발로 분석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해남지원 형사1단독은 오는 23일 업무상실화, 범인도피,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공사업체 대표 A 씨(60대)에 대한 재판을 연다.

재판에는 업무상실화,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불법체류 중국인 B 씨(30대)가 증인으로 출석한다. 이들은 해남지원에서 분리 재판을 받고 있다.

A 씨는 지난 4월 12일 오전 8시 25분쯤 완도의 한 수산물 가공업체 저온 창고에 불을 낸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중국인 근로자 B 씨가 불법체류 신분인 것을 알면서도 고용한 혐의 등도 있다.

경찰수사 결과 A 씨는 B 씨에게 LP 가스 토치를 사용해 바닥재(에폭시)를 제거하라는 지시를 내리고 현장을 벗어나는 등 안전관리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에폭시는 가연성 물질로 작업 과정에서 화기 사용이 금지된다.

B 씨의 작업 중 튄 불티가 강판 틈새를 통해 우레탄폼에 착화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1차 화재 진압 후 연기가 다시 솟아오르자 공장 내부로 재진입했다.

그러나 창고 내부에서는 급격한 폭발이 발생했고, 내부에 진입한 대원 7명 중 고(故) 박승원 소방위와 고 노태영 소방사는 현장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순직했다.

지난 5월 구속기소된 B 씨에 대한 재판은 지난달 11일 변론종결 절차를 밟았다. B 씨는 업무상실화 혐의를 인정했다.

해남지원 형사1단독은 8월 13일 B 씨에 대한 선고공판을 연다.

소방청 소방합동조사단은 밀폐된 저온창고 내부에는 가연성 가스가 축적, 이후 '화재가스발화(FGI)' 현상이 급격히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조사단은 △우레탄폼 등 건축물 위험정보 공유 부족 △지휘권 이양과 상황평가 미흡 △우레탄폼 화재 대응 표준작전절차(SOP) 미비 △신속동료구조팀(RIT) 운영 미흡 △열화상카메라 등 안전장비 관리 부족 △현장 진압인력 부족 등을 주요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소방청은 재발 방지를 위해 재난현장 위험정보를 실시간 제공할 수 있도록 119상황관제시스템을 개선하고, 우레탄폼 등 고위험 화재 현장에서는 신속동료구조팀을 의무적으로 편성·운영하기로 했다. 무인소방로봇 보급과 열화상카메라 관리도 강화할 계획이다.

또 펌프차 진압대원 등 현장 활동에 필요한 부족 인력 5000여 명을 2026년부터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확충하고, 지역별 재난 위험도와 현장 여건을 반영한 인력 재배치도 추진한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