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울린 20억대 노쇼 사기…'010' 번호 중계 조작 일당 중형
- 최성국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해외 전화 '중계기' 조작으로 해외 범죄조직의 '노쇼 사기'를 지원한 일당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4단독 서지혜 판사는 사기,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사기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23)에게 징역 6년 2개월, B 씨(23)에게 징역 6년, 공범인 C 씨(23)와 D 씨(23)에게 각각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들은 전화금융사기 범죄조직의 보이스피싱을 돕기 위해 지난해 1월 24일부터 같은 해 5월 29일까지 서울 도봉구 등에 289대의 중계기를 설치하고 관리한 혐의다.
휴대전화와 연동된 중계기는 해외에서 국내로 전화를 걸더라도 마치 국내에서 전화를 건 것처럼 발신번호 앞자리를 '010'이나 지역번호로 변경하는 해외 원격 통신 조작 장치다.
국외에서 전화가 걸려 오면 즉각적으로 보이스피싱을 의심할 수 있지만, 국내 전화는 비교적 신뢰한다는 정서를 노리는 수법이다.
이들은 해외 범죄조직으로부터 1대당 50만 원의 돈을 받고 중계기를 설치·관리했다. 특히 돈을 벌기 위해 사기범죄 조직에 자신들의 중계소 이용을 적극 홍보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 조직은 이 중계기를 이용해 국내에서 다양한 노쇼 사기를 벌였다.
한 조직원은 지난해 5월 국내 한 가게에 전화를 걸어 교도소 직원을 사칭했다. 재소자들을 교육하기 위해 11대의 기타를 구매한다는 공문을 보내고, 판매업자에게는 즉시 결제가 어려우니 방검복 999만 원어치를 대리 결제해 주면 추후 일괄 결제해 주겠다고 속였다.
해외 조직은 이를 포함해 3개월 동안 97명에게 노쇼 사기를 쳐 21억 1283만 원을 가로챘다. 사기를 의심한 53명은 중계기 조작 발신 전화를 받았지만 피해를 모면했다.
서 판사는 "피고인들은 사기 범죄조직을 상대로 한 중개소 운영을 적극적으로 지휘했고, 피고인들이 가담한 사기 범죄의 피해액은 수십억에 이른다"고 질타했다.
이어 "피고인들이 사기범죄 범행 전체를 주도하지 않았다고 해도 범죄에 필수적인 중계기 관리책 역할을 수행한 이상 죄책이 무겁다"며 "피고인들이 범행을 반성한다면서도 범죄수익을 숨기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여 범행을 진정으로 반성하는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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