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107명 임금 24억 체불 병원장…동생은 AI로 판사 속여(종합)
요양병원 돌연 폐원·직원 해고…광주지검, 구속 기소
간이대지급금도 개인 채무 담보물로 쓰고 파산신청
- 최성국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병원을 돌연 폐업하고 해고한 근로자 107명의 임금 24억 원을 체불한 요양병원 병원장이 구속 기소됐다.
동생은 형의 구속을 막기 위해 AI로 가짜 문서를 생성, 법원에 제출했다가 재판에 함께 넘겨졌다.
광주지검 공공수사부(부장검사 황진아)는 22일 근로기준법 위반 등 혐의로 광주 모 요양병원 병원장 A 씨(59)를 구속 기소했다.
병원장의 동생이자 요양병원 행정이사인 B 씨(57)는 불구속 기소됐다.
A 씨는 지난해 7월 지역 모 요양병원에서 퇴직한 병원 근로자 총 107명의 임금과 해고예고수당, 퇴직금 등 24억 5594만 원을 미지급한 혐의다.
A 씨는 방만한 경영과 개인 채무로 요양병원이 경영상 어려움에 처하게 되자 병원 운영을 중단하며 근로자들을 전면 해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 씨가 피해 회복 대신 자신의 재산 보전에 치중했다고 판단했다.
A 씨는 9000여 만원의 개인 채무를 갚지 못해 요양병원의 요양 급여 채권 4억 원이 압류됐다. A 씨는 채권자가 수일 뒤 압류를 해제했음에도 이를 계기로 병원 운영을 중단하고 근로자들을 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폐업 후 병원 토지와 건물 소유 법인을 병원과 분리한 뒤 다른 의료인에게 고가매 매각했다.
또 간이대지급금 제도를 악용해 3개월간 급여 없이 직원 고용을 유지한 채로 폐업했다. 간이대지급금은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근로자들을 위해 국가가 세금으로 마련한 기금에서 체불일금을 사업주 대신 지급하는 제도다.
A 씨에게 지급된 간이대지급금은 12억 9455만 원이지만, A 씨는 이를 직원들에게 사용하지 않고 자신의 다른 금융 채무 담보물로 사용했다. 이후 A 씨는 개인파산을 신청했다.
B 씨는 지난 5월 21일 형인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구속을 모면하기 위해 AI로 문서를 위조한 혐의(사문서 위조, 위조사문서행사)를 받는다.
그는 AI를 사용해 '자산을 매각해 근로자들에게 우선 변제하겠다', '근로자들은 처벌불원서를 제출하기로 한다', '근로자들은 처벌불원서를 제출하기로 합의했다'는 내용의 가짜 이사회 회의록, 우선지급 약정서를 만들어 영장전담 재판부에 제출했다.
광주지검 관계자는 "광주지방고용노동청과 협력해 악의적이고 상습적인 임금체불 사범을 엄단하고, 임금 체불로 생계를 위협받는 근로자의 신속한 피해회복을 위해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지역 체불 피해금액은 도시 규모와 인구 수 대비 매우 높다. 체불금액은 약 1013억 원으로 비슷한 규모인 대전, 울산 등에 비해 2~4배 많다.
sta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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