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억 사기꾼'의 1억 기부, 광주 사랑의열매 '명예의전당' 시끌

실형 선고돼 수감 2년째 '아너소사이어티' 헌액 유지
타 지역 범죄자 회원 박탈…광주지회 "자격 상실 검토"

16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 조성된 광주 아너 소사이어티 명예의 전당의 모습. 사랑의열매는 1억 원 이상을 기부했거나 기부를 약정한 고액 기부자들의 이름을 이곳에 헌액하고 있다. ⓒ 뉴스1 김태성 기자 2026.6.16/뉴스1

(광주=뉴스1) 최성국 박지현 기자 =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사기 혐의로 실형을 확정받고 수감 중임에도 회원 자격은 물론 '명예의 전당'에 버젓이 이름을 올리고 있어 논란이다.

타 지역 사랑의열매가 범죄로 물의를 일으킨 회원의 자격을 박탈한 것과 달리 광주에서는 확정 판결로부터 2년이 넘도록 회원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

17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사랑의열매)는 지난 2020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 '아너 소사이어티'를 위한 명예의 전당을 설립했다.

이곳엔 고액 기부자인 '아너 소사이어티'를 기리기 위한 회원들의 이름과 소속 회사가 명예롭게 헌액돼 있다. 유지 기간은 영구적이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1억 원 이상을 기부했거나 5년 이내 납부를 약정한 사람이 가입할 수 있다. 사랑의열매는 이를 단순 기부자 모임이 아닌 사회공동체의 발전을 도모하는 '더 밝은 내일을 여는 사회지도자들의 모임'으로 명시한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정부 및 주요 공공기관의 초청행사, 사랑의열매 행사에 VIP 자격으로 초청된다.

그러나 이 명예의 전당에 사기죄로 형이 확정돼 수감 중인 기업 대표도 영구 헌액돼 있는 상태다.

A 씨는 2021년 6월에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한 뒤 2023년 1억 원을 완납하며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A 씨 지난 2020년 12월 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024년 2월 실형을 선고 받았다. 같은해 11월 대법원은 A 씨에게 징역 3년의 판결을 확정했다.

A 씨는 지난 2015년부터 광주 남·북구 지주택 임원들에게 지역 공무원들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14억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하고, 한 피해자로부터 7000만 원을 건네 받은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았다.

법원은 "사기의 고의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A 씨는 2021년부터 2023년 12월 사이 광주시가 추진한 민간공원 특례사업과 관련, 각종 허위 용역 등을 내세워 60억 원대를 가로챈 혐의(특가법상 사기)로도 별도 재판을 받았다.

1심은 A 씨에게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했으며, 항소심 재판은 7월 광주법원에서 속행된다.

A 씨를 둘러싼 형사사건은 해당 사업을 둘러싼 주주권·시공권 갈등으로까지 확산됐다. 수사 이후 SPC 내부에서는 주주 간 분쟁이 불거졌고 관련 민사·행정소송도 잇따랐다.

사랑의열매는 아너 소사이어티를 '1억 원 이상 기부한 고액 기부자들의 모임'이자 '더 밝은 내일을 여는 사회지도자들의 모임'으로 소개하고 있다. (사랑의열매 홈페이지 갈무리)

한 지역민은 "존경하는 마음을 가지고 명예의 전당을 보다가 이름을 보고 놀랐다"며 "다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들의 명예를 생각하면 광주사랑의열매 차원에서 진작 조치가 이뤄졌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눈살을 찌푸렸다.

광주사랑의열매 측은 "해당 회원은 2021년 가입해 2023년 1억 원을 완납했고, 기부금은 정상적으로 배분이 완료된 상태"라며 "회원들의 형사사건이나 재판 진행 상황을 일일이 확인·관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사실을 인지한 만큼 이 사안이 자격상실 또는 철회 기준에 해당하는지 내부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며 "명예를 실추한 회원에 대한 규정은 있으나 해당 사안이 이에 해당하는지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광주사랑의열매의 해명과 달리 다른 지역에서는 범죄를 이유로 회원 자격을 박탈한 사례도 있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과거 5년간 3억 6000만 원 기부를 약정하고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한 회원이 지인의 투자금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되자 내부 심의를 거쳐 최종 자격상실을 결정했다.

war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