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여성 소방관 갑질 의혹 상급자, 과거 익명 신고 있었다

유족 감찰 요구 시기 본부 내근 발령…노조 "사실상 영전"
광주소방본부 "3년에 한번씩 기관 전보일 뿐"

지난해 10월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광주소방본부 소속 여성 소방공무원이 생전 약혼자에게 음주 회식을 토로하며 보낸 메시지.(독자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지난해 숨진 광주 여성 소방관의 직장 내 괴롭힘 의혹과 관련해 갑질 가해자로 지목된 상급자 중 한명이 과거 익명 신고 시스템에 신고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 상급자는 유가족 감찰이 묵살되던 시기 본부 계장급 내근으로 복귀했다.

15일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광산소방서 소속 20대 여성 소방공무원 A 씨가 숨지기 전 갑질 가해자로 알려진 상급자 B 소방경이 내부 익명 신고 시스템인 '레드휘슬'에 갑질 관련 내용이 신고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B 소방경은 지난해 7월 인사발령을 통해 내근에서 외근인 현장대응단의 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노조 관계자는 "레드휘슬 제보로 인해 B 소방경이 보직을 옮겼다"고 설명했다.

같은해 10월 A 씨는 과도한 음주 회식을 강요당하는 등 부당한 업무 지시를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족은 광주소방본부가 작성한 사망 면직서에 A 씨의 사망 원인이 남자친구와의 갈등으로 기재된 것과 관련해 12월 광주소방본부에 감찰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비슷한 시기인 올해 1월 B 소방경은 상급기관인 광주소방본부의 계장급 내근 보직으로 발령이 났다.

노조 관계자는 "외근에서 내근이자 본부로 발령이 나는 것은 보통 소방 조직에서는 진급을 위한 것으로 통용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족 감찰이 묵살되던 시기 이해할 수 없게 가해자는 통상 진급을 하기 위한 본부로 들어갔다. 영전을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광주소방본부는 '기관 전보'라고 선을 그었다.

광주소방본부 관계자는 "레드휘슬은 익명 시스템이라 관련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며 "개인 정보를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소방 인사 운영 규정에 소방경은 3년에 한번씩 기관을 이동해야 한다. 3년이 도래돼 인사 발령이 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가족이 직장 내 괴롭힘 등 문제 제기를 했음에도 광주소방본부 측의 진상규명이 이뤄지지 않아 소방청에 민원을 제기했고 현재 국무조정실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국조실은 이번 주 중반까지 광산소방서에서 현장 조사를 할 예정이다.

pepp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