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단, '김대중 망명 투쟁기록' 공개
김 전 대통령 당시 입장문서 '지역 균형발전' 강조
- 최성국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이 14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미국 망명시절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에게 보낸 서한문과 동봉한 한국인권문제연구소 소식지에 게재된 입장문 등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들은 1980년 미국 망명 후 한국의 민주회복과 평화통일을 위해 미국 내 주요 인사들에 대해 끊임없는 설득과 여론조성작업을 벌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진면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이같은 망명활동을 벌인 후 이듬해인 1985년 2월 귀국 직후 치러진 12대 총선에서 신민당 돌풍을 일으켰다.
공개된 입장문 '기로에 선 한국의 민주주의:나의 견해와 제안'은 귀국 후 한국정당사의 중요한 분기점을 이루는 평화민주당 창당 등 향후 김대중 정치를 내다볼 수 있는 선언문이자, 1997년 대통령선거 당선, 햇볕정책, 2000년 남북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길을 가는 로드맵이 됐다고 기념관은 소개했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은 입장문에서 "한국전쟁 시기에도 지방자치제도는 존재했다. 그러나 이후 권력의 중앙집중이 심화되면서 서울은 세계 어디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정도의 비정상적 성장을 겪게 됐다. 현재 전체 인구의 25%인 약 1000만명과 유통화폐의 70% 정도가 서울에 집중돼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런 불균형은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안정에 심각한 위협이 되며 전두환 정권이 내세우는 국가안보마저 심각하게 위태롭게 한다. 23년간 박정희 및 전두환 정권에서 지방자치가 중단된 이유는 독재정권이 효과적인 억압을 통해 국민을 완전히 장악하려는 시도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이런 명분을 단호하게 거부하고 조속한 지방자치의 복원을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15개월 전 미국에 도착한 뒤 미국의 한국정책을 바로잡기 위해 미국의 행정부와 의회지도자들, 언론, 학계, 종교계, 인권단체들과 접촉해왔다"면서 "나의 관심은 개인적 정치적 미래에 있지 않고 내가 맡은 미국내 사명을 어떻게 가장 효과적으로 지속할 것인가에 있다. 나의 가장 큰 소망은 조국으로 돌아가 사랑하는 국민과 다시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라고 귀국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기념관이 함께 공개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1984년 6월 21일자 '시카고 트리뷴 기고문'에는 전두환 정권에 대한 평가도 담겼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방한했던 5월 초 전두환 정권을 반대하는 대규모 학생 시위가 들끓었다. 전두환 집권 4년 중 가장 크고 격렬했던 반정부 시위로, 민주 정치인, 종교계 인사와 비종교인, 남녀노소, 지식인, 학생, 노동자 등 다양한 민주 세력이 적극적으로 지지했고 전국을 휩쓸었다"고 적었다.
이어 "전두환 정권은 국민적 지지 또는 정당성이 없고, 이를 스스로 창출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권은 군에 기대어 간신히 유지되고 있다. 군은 미국과 일본의 독재 정권 지지 정책에 보법을 맞추기 위해 정권과 함께 가고 있다. 전두환 정권 하에서 정치적 안정을 기대하는 것은 나무 꼭대기에서 물고기를 찾는 것과 같다"고 평가했다.
공개 사료들은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이 지난 4월 도모히토 시노다 일본 국제대 교수로부터 기증받은 것이다.
장신기 연세대김대중도서관 박사는 "망명 시기 김대중 선생은 한국의 민주회복과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위해서 미국의 주요 인사들을 향한 설득작업, 여론조성 작업을 했다"며 "이 자료들은 이것을 입증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star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