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권주자들 광주·전남행 속도…권리당원 30% 표심 쟁탈전

정청래 호남 민심 달래기…김민석·송영길은 당권 도전 시사
권리당원 광주 11만·전남 20만…전국 권리당원의 30% 차지

광주를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들. 6일 뉴호남포럼에서 기조연설하는 김민석 국무총리, 7일 5·18묘역 참배하는 송영길 의원, 12일 광주 현장최고위를 진행한 정청래 대표.(김태성기자·국무총리실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 8월 전당대회가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당권주자들의 시선이 광주·전남으로 향하고 있다.

전국 권리당원의 30% 안팎이 몰린 민주당 최대 텃밭의 당심을 선점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지방선거 책임론과 이재명 정부 성공론이 맞물리면서 광주·전남 표심이 차기 당권 경쟁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14일 지역 정계에 따르면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지난 12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정 대표는 "호남은 민주당의 부모님 같은 존재"라며 몸을 낮췄다. 그는 "잘난 자식이든 못난 자식이든 늘 품어주는 부모님처럼 민주당이 부족해도 늘 품어주고 아껴주는 호남에 감사하다"며 "당·정·청, 지방정부가 원팀으로 호남 대도약을 이루고 균형발전 성공모델을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와의 동질감을 강조하며 호남 민심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지방선거 이후 정 대표를 향한 당내 압박은 커지고 있다. 서울과 부산 북구 등을 내준 선거 결과를 두고 지도부 책임론이 확산하면서 당내 내홍도 거세지는 모습이다.

이날 회의에서도 비당권파 최고위원들은 공개적으로 지도부 책임론을 제기했다.

황명선 최고위원은 "저와 당대표를 포함한 지도부가 부족했다. 많은 분이 뻔뻔한 지도부라 얘기한다"며 "책임을 지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다음 지도부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 연임하지 않겠다. 그게 당원에 대한 도리"라며 "지도부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한다"고 압박했다.

강득구 최고위원도 정 대표의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는 발언을 겨냥해 "국민과 당원은 영원하지만 당권은 짧다"고 비판했다.

반면 당권파로 분류되는 최고위원들은 역공에 나섰다.

이성윤 최고위원은 "지방선거 이후 당원 1인 1표제를 흔드는 세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문정복 최고위원도 김민석 국무총리를 겨냥했다. 그는 "김민석 총리께서 시간을 쪼개 당선자를 축하하는 것은 고마운 일"이라면서도 "대통령 순방 중 국가를 대리하는 책임자가 연이틀이나 당선자 워크숍에 축사하고 사진을 찍는 게 급박한 업무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김 총리는 지난 6일 광주에서 열린 '2026 뉴호남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당권 도전을 시사했다.

김 총리는 이재명 정부의 적통 후보이자 호남 발전을 약속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을 내세우며 지역 민심에 다가섰다.

그는 지방선거 결과와 관련해 "민주당은 지금 다시 긴장하고 혁신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다시 황금시대를 만들기 위해 긴장을 혁신의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며 "성장과 민주주의라는 두 가지 노선을 확실히 다시 틀어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정부와 여당의 일관된 노선으로 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이곳 호남에서 해주실 일"이라고 했다.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복귀한 송영길 의원도 호남 행보에 나섰다.

송 의원은 지난 6일 뉴호남포럼에 참석한 데 이어 다음 날인 7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당권 경쟁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송 의원은 8월 전당대회 출마 여부와 관련해 "일관되게 말씀드린 것처럼 정청래 대표가 어떤 거취를 하는지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또 "광주 등 호남 민심이 송영길에게 이번에 사명을 부여할 것인지, 아니면 더 쉬라고 할 것인지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차기 당권 경쟁에서 광주·전남의 영향력은 적지 않다. 광주 권리당원은 11만 명, 전남 권리당원은 20만 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전국 권리당원의 30% 가까이가 광주·전남에 몰려 있는 셈이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지방선거 과정에서 정 대표의 후광을 입은 당선인들과, 반대로 경선 과정에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세력 간 치열한 힘겨루기가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도 이번 당대표 선거가 이재명 정부의 향후 국정 운영과 맞물린 만큼 호남의 선택이 중요하다고 분석한다.

최영태 전남대 명예교수는 "민주당 당대표 선거는 누가 이재명 정부의 성공에 더 크게 기여할 수 있느냐는 차원에서 치러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재명 정부의 성공에 기여하는 민주당 대표의 리더십에는 크게 세 가지 유형을 생각해 볼 수 있다"며 "첫째는 대통령과 완전히 하나가 되는 유형, 둘째는 대통령을 지원하되 일정 부분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며 당의 외연을 넓히는 유형, 셋째는 대통령을 지지하면서도 독자적 영역의 폭이 너무 넓어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하는 유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각각 김 총리와 송 의원, 정 대표가 해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오승용 메타보이스 이사도 "광주·전남에서는 정 대표의 후광으로 당선된 이들과, 반대로 경선 피해자를 자처하는 지역 정치인들의 행보가 당대표 선거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명확한 메시지와 반대로 정 대표가 출마를 결심할 경우, 결과에 따라 민주당의 내홍과 분화가 더욱 깊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zorba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