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명칭 '무등구' 좋은데…광주 동구·북구 선점 경쟁 나서나

신수정 북구청장 당선인 "무등구 추진"…동구 주민들도 선호도 1위
구청장협의회 30일 '명칭' 안건 상정…법원선 상징성 큰 이름사용 제한 사례

정상 개방된 무등산.(광주시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광주=뉴스1) 이승현 박지현 기자 = 전남·광주 행정통합을 앞두고 광주 동구와 북구가 나란히 '무등구'를 새 자치구 명칭으로 검토하면서 명칭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15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신수정 광주 북구청장 당선인은 7월 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에 맞춰 북구 명칭을 '무등구'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신 당선인은 최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무등산은 동구와 화순, 담양 등에 걸쳐 있지만 행정구역상 주소는 북구에 있다"며 "북구의 정체성을 살릴 수 있는 무등구 명칭 변경을 주민들과 공론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무등구'라는 명칭은 북구만의 구상이 아니다.

동구는 지난 2023년 구정 운영 인식 설문조사에서 주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새 명칭으로 무등구(67.7%)를 꼽은 바 있다. 충장구(23.7%)와 서석구(8.6%)는 뒤를 이었다.

광주 자치구 명칭 변경 논의는 전남·광주 통합으로 기존 광주 5개 자치구와 전남 22개 시·군 체계가 27개 시·군·구 체계로 개편되면서 본격화됐다.

동·서·남·북 등 방위 중심 명칭 대신 지역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담은 이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다.

동구와 북구가 동일한 명칭을 선호하면서 향후 공론화 과정에서 신경전도 예상된다.

다만 무등구 명칭 사용을 둘러싸고는 법적 논란 가능성도 제기된다.

과거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공유하는 지명을 특정 행정구역 명칭으로 사용하려다 제동이 걸린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경북 영주시 단산면은 2015년 면 명칭을 '소백산면'으로 변경하는 조례를 추진했으나 소백산을 접하고 있는 충북 단양군이 반발하며 분쟁이 발생했다.

중앙분쟁조정위원회는 특정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의 지리적 자산인 산 이름을 단독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명칭 변경 중단을 결정했다.

영주시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으나 대법원은 2016년 영주시의 청구를 기각하며 중앙분쟁조정위원회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봤다.

이 같은 판례는 무등구 명칭 논의 과정에서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무등산을 공유하는 동구와 북구뿐 아니라 담양군, 화순군 등 인접 지자체에서도 향후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7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오월의 꽃, 오늘의 빛'을 주제로 한 5·18 전야제에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2026.5.17 ⓒ 뉴스1 박지현 기자

동구는 무등구 외에도 '광주구'와 '빛고을구' 등을 후보군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읍성 터와 옛 전남도청, 5·18민주화운동 사적지 등 광주의 역사·문화적 상징성이 집중된 지역이라는 점과 통합으로 인해 광주라는 명칭이 사라지는 점 등이 고려됐다.

광주구청장협의회는 오는 30일 자치구 명칭 변경 문제를 안건으로 삼아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실제 변경까지는 각종 행정절차와 예산 문제 등으로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동구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관련 절차를 준비해갈 뿐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안은 없다"며 "구청장협의회에서 명칭 변경과 관련한 절차 간소화, 비용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pepp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