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에 닿고 싶었을 뿐"…이스라엘 억류 뒤 광주 찾은 해초, 들불상 수상
5·18묘지서 "광주, 팔레스타인 아픔 알아주는 도시"
심사위 "오월 정신, 국경 넘어 세계평화로 확장"
- 박지현 기자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우리는 그저 지중해를 건너 가자에 닿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런데 그것조차 허락되지 않는 세상이 얼마나 이상한가요."
이스라엘군에 억류됐다 귀국한 김아현(활동명 해초) 활동가가 광주에서 열린 들불상 시상식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김 활동가는 23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 역사문 앞에서 열린 제21회 들불상 시상식에서 "팔레스타인의 아픔이 식민지배에 맞선 민주화와 평화를 위한 투쟁임을 광주 사람들이 알아주시는 것 같아 더욱 뜻깊고 감사한 마음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40년 전 광주 사람들이 팔레스타인이 단순한 전쟁 상황이 아니라 타민족에 대한 말살과 추방의 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이 상이 더욱 뜻깊었고 꼭 광주에 와 얼굴을 마주하고 싶었다"고 했다.
김 활동가는 지난 3월 국제 시민 연대 항해에 참여해 가자지구로 향하던 중 이스라엘군에 나포됐다 귀국했다.
그는 "54개국에서 온 500여 명의 시민들이 70여 척의 배를 타고 지중해를 건넜다"며 "이스라엘의 탄압도 굉장했다. 많은 사람들이 고무탄에 맞았고 대부분의 남성들이 테이저건을 맞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친구는 뇌진탕과 근육 파열로 아직 입원 중"이라며 "저 역시 귀국 직후 병원 진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김 활동가는 자신의 활동 출발점으로 제주 강정마을을 언급하며 "왜 거리에서 기도해야 하는지, 왜 음식을 나누고 춤을 춰야 하는지, 군사주의에 맞서야 하는지를 배웠다"고 말했다.
또 "바다를 건너 오키나와와 대만의 작은 섬들을 가며 서로가 바다로 가로막혀 있는 것이 아니라 이어져 있다는 걸 배웠다"고 했다.
그는 "가자지구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땅"이라며 "수천 명의 세계 시민들이 지중해를 건너려 했지만 이스라엘 점령군이 그때마다 가로막았다"고 전했다.
이어 "사람이 자신의 땅에서 살 수 있는 세상, 가고 싶은 길을 자유롭게 갈 수 있는 세상, 굶지 않고 폭격당하지 않는 세상이 팔레스타인에도 오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 활동가는 시상식 후 윤상원·박용준·박관현 열사 묘역에 국화 한 송이씩을 놓고 참배했다.
들불상 심사위는 선정 결정문에서 김 활동가에 대해 "가자지구로 가는 배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학살에 대한 가장 강력한 저항임을 세상에 선포했다"며 "광주 오월의 정신이 어떻게 국경과 바다를 넘어 세계적 평화 연대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자신의 삶으로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들불상은 광주 광천동 들불야학에서 활동하다 5·18민주화운동을 전후해 세상을 떠난 7명의 들불열사를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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