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불참에 미뤄진 오월정신 헌법 전문 수록…광주는 '탄식'

국민의힘 의원 불참에 국회 의결 무산…터미널 대합실 곳곳서 성토
오월단체 "정치권 책임 묻겠다"…지역 정치권도 재상정 촉구

5·18민주화운동과 부마민주항쟁 정신 헌법 전문 수록 등을 골자로 한 개헌안의 국회 의결을 앞두고 7일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에 '대한민국 헌법 전문 개정안' 현수막이 걸려있다. 2026.5.7 ⓒ 뉴스1 김태성 기자

(광주=뉴스1) 전원 서충섭 이수민 기자 조수민 수습기자 = 5·18민주화운동과 부마항쟁의 헌법 전문 수록을 핵심으로 하는 개헌안 국회 표결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참으로 불성립하면서 광주시민들은 성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7일 오후 광주종합버스터미널 대합실은 탄식이 터져 나왔다.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은 국회 본회의 중계화면이 텅 비어 있는 국민의힘 의원석들을 비추면서다.

직장인 이혜진 씨(32·여)는 "부마항쟁과 5·18민주화운동의 헌법 전문 수록, 계엄 요건 강화는 보수와 진보의 문제가 아닌 국민의 권리 보장 문제 아니냐"며 "당론이라는 이유로 표결조차 거부하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화면에 보이는 빈 좌석들을 보니 정치혐오가 생길 지경"이라며 "저들이 비워둔 건 의자가 아니라 민심"이라고 질타했다.

시민 김 모 씨(48)도 "지난해 5월 광주에 내려와 손을 잡고 '5·18 정신은 헌법 전문에 수록돼야 한다'고 말하던 그 정치인들은 다 어디 갔느냐"며 "빈 의자들이 국민들을 비웃는 것 같아 화가 난다"고 지적했다.

터미널 식당에서 일하는 박 모 씨(65·여)는 "오월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은 평생의 숙제와 같은 것인데 또다시 기약 없이 미뤄지게 생겼다"면서 "개헌안 성사 여부는 6·3 지방선거에서 국민들의 손에 직접 맡기면 되는 것 아니냐"고 짚었다.

오월 단체들도 성토의 장을 열었다.

5·18기념재단과 공법 3단체 등으로 구성된 5·18정신헌법전문수록국민추진위원회는 "개헌 불성립의 책임은 정치권에 있다"며 "좌시하지 않고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단체는 "국민의힘은 끝내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이는 국민의 요구를 외면한 책임 회피이며, 낡은 헌정 체계를 주권자인 국민의 요구에 맞게 새롭게 재정비할 기회를 스스로 거부한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또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다수 의석을 가진 정치세력 역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개헌을 추진할 의지가 있었다면 보다 적극적인 정치력과 협상으로 이 국면을 돌파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최소한의 개헌안마저 관철하지 못한 것은 무능의 결과이자 분명한 정치적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5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대한민국헌법 개정안이 국민의힘 의원 불참으로 투표가 불성립 되고 있다. 2026.5.7 ⓒ 뉴스1 황기선 기자

지역 정치권도 국민의힘을 한목소리로 일갈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오직 정략적 유불리만을 따지며 대의를 저버린 세력은, 민심의 거대한 파도에 휩쓸려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며 "아직 시간은 남아 있다. 오는 10일이 마지노선이다. 국회는 본회의를 즉각 다시 소집하고 개헌안을 재상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끝내 12명의 의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국민이 개헌을 선택할 기회를 국민의힘이 박탈했다. 이젠 국민의힘 해체밖에 답이 없다"고 비판했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는 투표 불성립에 대해 "계엄의 사전 기획과 권한남용을 막고, 국민주권과 민주주의를 헌법으로 지키자는 최소한의 약속마저 외면한 것"이라고 짚었다.

민 후보는 "국민의힘은 개헌을 외면하고 내란에 가담했거나 이를 옹호한 인사들까지 지방선거 공천에 포함시키려 하고 있다"면서 "반성 없는 내란세력의 부활 시도에 국민은 반드시 엄중히 심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jun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