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호 국정과제인데…5·18정신 헌법 전문 수록 또 좌절되나
2017년 문재인정부 시절 논의 시작…보수진영도 전향적 태도
12·3비상계엄 거치며 개헌 당위성 강화…국민의힘 본회의 불참
- 박영래 기자
(광주=뉴스1) 박영래 기자 = 한국 현대사의 큰 분기점이 될 5·18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위한 개헌안이 7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지만, 국민의힘이 표결에 불참하면서 투표가 불성립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8일 오후 2시 본회의를 다시 소집해 헌법 개정안에 대한 표결을 다시 하겠다"고 밝혔지만, 국회 문턱을 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5·18 민주화운동의 가치를 국가의 근본 법전인 헌법에 새기겠다는 논의는 수년간 여야와 정부를 막론하고 지속돼 왔다.
'불의에 항거한 5·18민주화운동의 민주 이념 계승'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것을 국가 차원의 과제로 처음 공식화한 건 문재인 정부 시절이다.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 열린 제37주년 5·18기념식에서 "5·18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겠다는 공약을 지키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2018년 3월 실제로 대통령 발의 '헌법 개정안' 전문에 "4·19혁명, 부마민주항쟁과 5·18 민주화운동, 6·10항쟁의 민주 이념을 계승하고"라는 문구가 포함됐다. 하지만 당시 국회 정족수 미달로 투표는 불성립됐다.
보수 진영 역시 과거 일각의 5·18 폄훼 논란을 딛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전향적 태도를 보여 왔다.
2020년 8월 김종인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하며 5·18 정신 계승을 천명했다.
2022년 제20대 대통령선거 시기에는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가 광주를 방문해 "5·18 정신은 자유민주주의 정신이며, 헌법 전문에 반드시 올라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5·18기념식에 매년 참석하며 이를 '국가적 정체성'의 문제로 격상시켰다. 2023년 기념사에서는 "5·18 정신은 우리 헌법정신 그 자체"라며 헌법 수록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등 당시 여권 지도부 역시 "5·18 정신이 헌법에 수록되는 것에 찬성하며, 개헌 시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은 민주주의 정통성 확립, 정치적 논란 종식, 국민 통합이라는 관점에서 정치권은 물론 국민들의 대체적인 공감대가 확산하면서 이재명 정부 들어서는 보다 속도를 냈다.
특히 2024년 12월 비상계엄 사태를 거치며 민주주의 수호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커진 점이 결정적인 기폭제가 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2025년 취임 전후로 5·18 정신 수록을 단순한 공약 이상의 '국가 정체성 재정립' 문제로 다뤄왔다.
이 대통령은 "5·18 정신 수록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뿌리를 바로 세우는 일"이라며 이를 정부의 제1호 국정과제로 설정했다. 특히 지난해 7월 제헌절 메시지를 통해 "달라진 현실에 맞게 헌법을 정비해야 한다"며 개헌 논의에 불을 지폈다.
2024년 12월 3일 발생했던 비상계엄 사태를 시민의 힘으로 극복하는 과정에서, 5·18 당시 광주 시민들이 보여준 저항정신이 다시금 주목받았고, 이 대통령은 "광주정신이 2024년의 대한민국 국민을 살렸다"고 평가하며 개헌의 당위성을 강화했다.
올해 들어 정부는 전면 개헌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사안부터 고치는 '단계적·부분적 개헌' 전략을 취했고, 이에 따라 5·18 정신과 부마민주항쟁 등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개헌안이 구체화됐다.
이에 국민의힘을 제외한 원내 6당 소속 의원 187명은 지난 4월 3일 개헌안을 발의했다. 개헌안의 골자는 계엄 선포 시 국회 승인을 의무화하고, 부마 민주항쟁과 5·18민주화운동을 헌법 전문에 명시하는 것이다.
yr200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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