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면식도 없는데 왜…'이상동기 범죄'에 순천·광주서 여고생 숨져

2024년 순천 박대성 범행 이어 광주서 20대 흉기로 피습
법조계 "형량 강화…이상동기 범죄 예방 실효성 낮을 것"

5일 오전 광주 광산구 남부대 인근 도로에서 발생한 흉기 피습 현장에서 경찰이 수습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날 사건으로 여고생 1명이 숨지고 이를 돕던 남고생 1명이 다쳤다. 2026.5.5 ⓒ 뉴스1 조수민 수습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일면식도 없는 애를 도대체 왜…."

일면식도 없는 10대 여학생이 이상 동기 범행으로 길거리에서 살해되는 사건이 이어지면서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광주 첨단에 거주하는 한 학부모는 6일 "박대성의 여고생 살인사건으로 한참을 불안해했는데, 광주 여고생 피습 사건을 접하고 불안감이 극에 치달았다. 학교 가는 딸아이에게 호신 스프레이를 들려보냈다"며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도 "세상이 무서워서 어디 애들 혼자 내보내겠느냐. 품 안에 끼고 살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시험기간이지만 이번 주는 야간 독서실도 가지 말라고 했다. 늦은 시간에 홀로 돌아다니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광주 여고생 피습 사건은 5일 오전 0시 11분쯤 광주 광산구 월계동 남부대 인근 인도에서 발생했다.

일대를 배회하던 장 모 씨(24)는 길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친 A 양(17)을 흉기로 살해했다. 응급구조사를 꿈꾸던 A 양은 늦은 시각까지 공부를 하다가 귀가하던 길에 참변을 당했다. A 양의 비명을 듣고 도우러 간 B 군(17)도 흉기에 피습됐다.

경찰 조사에서 장 씨는 "사는 게 재미없어서 자살을 고민하다가 범행을 결심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장 씨는 오래 전에 구입한 흉기를 소지하고 있었다.

경찰은 살인, 살인미수 등 혐의로 긴급체포된 장 씨에 대한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7일 또는 8일 심의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024년 9월 전남 순천에서 벌어진 17세 여고생 흉기 피습사건의 범인 박대성은 신상정보가 공개된 바 있다.

당시 박 씨는 한 도로변에서 길을 걷던 10대 여학생을 800m 뒤쫓아가 흉기로 살해한 뒤 추가로 범행 대상을 물색하다 경찰에 체포됐다. 피해 학생은 몸이 불편한 아버지를 위해 약을 사서 귀가하던 길이었다.

박대성은 지난해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수사당국은 평소 자신의 처지에 대한 불만, 반사회적인 인격을 가지고 있던 박 씨가 스스로를 비관하며 저지른 이상 동기 범죄로 판단했다.

이같은 사건이 잇따르자 학부모들은 온라인 등지에서 '묻지마 살인', '이상 동기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법조계는 이상 동기 범죄를 공공 테러에 준하는 범죄로 형량을 강화하더라도 실효성은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기영 변호사(민변 광주전남지부 부지부장)는 "형법은 높은 형량이 적용될 경우 경각심을 가지고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는 예방적 효과를 가지지만, 이성적 판단 없이 예측이 불가능한 이상동기 범죄는 형량 강화를 개의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공공 시설물 등에 대한 CCTV, 야간 조명, 경찰 순찰 등 환경적 대책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언했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