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일 살다간 해든이, 작은 몸에 '60일 학대' 흔적…친모 '무기징역'(종합)

법원 "생후 4개월 아기에 유례찾기 힘든 범죄"
학대 방임한 친부에겐 징역 4년 6개월 선고

검찰이 확보한 홈캠 영상 속에서 친모 A 씨가 생후 4개월된 해든이(가명)를 들어 내려치는 모습이 담겨 있다. A 씨는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광주지검 순천지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뉴스1 김성준 기자

(순천=뉴스1) 김성준 기자 = "피고인의 반사회적이고 반인륜적인 범행은 피해 아동의 몸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습니다."

지속적인 학대로 생후 4개월 된 아들을 살해한 친모 A 씨(34)가 23일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아동학대 방임 등의 혐의로 함께 기소된 친부 B 씨(36)는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23일 이 사건을 심리한 광주지법 순천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김용규)는 피고인들에게 대법원 양형기준의 최상한을 적용했다.

김용규 재판장은 A 씨가 학대는 인정하지만, 살해 고의를 부인해 왔던 만큼, 양형 기준을 설명하는 데만 30여분을 할애했다.

김 재판장은 "친모의 학대는 영아에 대한 것이라고는 도저히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며 "피해 아동 몸에서 발견된 끔찍한 학대 흔적은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는 "첫째 아이를 양육한 경험, 물리치료사로 근무했던 이력 등을 감안하면 피고인은 생후 4개월 된 아기가 얼마나 취약한지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아동의 사망 발생을 적극적으로 희망한 것은 아니더라도 자신의 행위로 인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살해의 고의성을 인정했다.

김 재판장은 "아기는 살아있는 133일 중 절반 가까운 60일간 세상의 전부였던 부모로부터 학대를 당해 비참한 모습으로 사망했다"며 "반사회적, 반인륜적인 범죄는 피해 아동의 몸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모빌을 보고 가만히 누워있는 피해 아동의 모습이 외로워 보이지만, 차라리 평온해 보이기까지 했다"고 질타했다.

김 재판장은 "피고인이 잠에서 깬 피해 아동을 안고 거울을 보거나 사고 이후 흐느껴 울면서 후회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평범한 엄마의 모습도 있었다"면서 "피고인에게 적절한 형벌권을 행사해 피해 아동을 위로하고 정의를 실현하는 것 역시 법원의 책무"라고 깊었던 고민을 내비쳤다.

결국 재판부는 A 씨를 사회로부터 영구 격리했다.

23일 여수 영아살해 사건 선고를 앞두고 광주지법 순천지원 앞에 추모화환이 놓여져있다. 2026.4.23 ⓒ 뉴스1 김성준 기자

다만 남편 B 씨에 대해서는 검찰이 구형했던 10년에 못 미치는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아내의 학대를) 제지하거나 책임 있는 자세로 육아에 대해 공감하고 소통했다면 비극적인 결과를 방지할 수 있었다"면서도 "공소사실에 피해 아동의 직접적인 사망의 계기가 된 사건 당일 공범 여부, 아동학대 치사가 포함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대법원 양형 기준상 A 씨에게는 징역 20년에서 무기징역이, B 씨에게는 징역 1년 2개월에서 4년 6개월 사이를 선고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A 씨는 지난해 8월 24일부터 10월 21일까지 전남 여수시 자기 집에서 4개월 된 아들 해든이(가명)를 18회에 걸쳐 무차별 폭행하고 물을 틀어놓은 채 아기 욕조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B 씨는 학대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고, 진술을 번복시킬 목적으로 참고인을 협박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A 씨는 사건 발생 전부터 아기를 꾸준히 학대했다. A 씨는 자는 아기의 얼굴을 밟고 지나가거나 아기의 발목을 잡고 침대에 던지는 등 학대와 가혹행위를 일삼았다.

아기가 울음을 터트리자 "죽어, 너 때문에", "XX, 너 같은 건 필요 없다" 등의 욕설을 내뱉으며 폭행을 가했다.

이 과정에서 B 씨가 A 씨에게 "(그 정도면) 학대 아니냐"고 묻자, A 씨는 "학대 아니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들의 범행은 검찰이 집 안에 설치된 홈캠 영상을 압수수색으로 확보, 분석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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