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나의 영웅"…완도 달려온 소방관 400명도 '눈물의 경례'

'저온창고 화재' 순직 박승원 소방경·노태영 소방교 영결식
사명감 컸던 세 자녀의 아빠와 예비신랑…대전현충원 안장

냉동창고 화재를 진화하다 순직한 소방공무원 영결식이 진행된 14일 오전 전남 완도군농어민문화체육센터에서 운구가 진행되는 가운데 한 소방공무원이 무릎 꿇고 오열하고 있다. 2026.4.14 ⓒ 뉴스1 박지현 기자

(완도=뉴스1) 최성국 박지현 기자 = "오직 국민을 위해 헌신한 그대들의 용기를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전남 완도 저온창고 화재 진압 중 순직한 박승원 소방경과 노태영 소방교에 대한 영결식이 14일 엄수됐다.

고인들을 마지막 길을 배웅하는 영결식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완도군 농어민 문화체육센터에서 유족들과 정부·정치권 인사들, 동료소방관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라남도청장(葬)으로 엄수됐다.

운구행렬은 유가족들의 오열 속에 영결식장에 도착했다. 제복을 입은 채 영결식장은 가득 채운 동료 소방관들은 일제 경례로 고인들을 떠나보낼 준비를 했다. 박승원 소방경의 어린 자녀들은 입을 꾹 다물고 국화 속에 둘러싸인 아버지의 영정 앞으로 향했다.

순직 소방관들은 모두 전남 순천 출신으로 강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선후배들의 따뜻한 귀감이 되는 이들이었다.

세 자녀의 아버지이기도 한 박 소방경은 2007년 구조대원으로 임용돼 해남소방서와 완도소방서 구조대원으로 최일선 현장을 지켰다. 이달에도 바다에 추락한 시민을 구하기 위해 맨몸으로 바다로 뛰어들어 생명을 살리는 등 헌신적인 구조 활동을 펼쳤다. 몸을 아끼지 않는 헌신으로 2차례 정부 표창을 받기도 했다.

2022년 소방공무원으로 임용된 노 소방교는 3년의 재직 기간 중 400여 건에 이르는 크고 작은 재난현장에 출동해 국민 구조에 헌신했다.

14일 전남 완도군 농어민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린 순직 소방공무원 영결식에서 동료소방관들이 유족들의 추모글 낭독을 듣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6.4.14 ⓒ 뉴스1 박지현 기자

이들은 지난 12일 오전 8시 25분쯤 완도의 한 저온창고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다 공장 천장 부근에 쌓여 있던 에폭시·우레탄 유증기 폭발에 고립돼 끝내 순직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조전을 통해 "장래가 촉망되던 소방관들을 떠나보내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 국민들의 생명을 지키려는 투철한 사명감과 헌신을 기억하겠다. 유족들에게 진심을 다해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순직소방관들의 영면과 안식을 기원한다"고 전했다.

동료 소방관들은 눈물로 고인을 떠나보냈다.

박 소방경의 동료는 "누구보다 먼저 현장에 도착해 누구보다 늦게 현장에서 나오는 친구였다. 늘 침착했고 동료들을 먼저 살피며 끝까지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며 "힘든 상황에서도 늘 웃음을 잃지 않았던 모습은 우리 모두의 기억 속에 깊이 남아 있다"는 편지를 낭독하며 오열했다.

노 소방교의 동료는 "결혼을 앞두고 신혼여행을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하던 형인데 왜 이렇게 한순간에 멈춰야 하는지 세상이 원망스럽다"며 "'다치지 말고 오래 근무하자'는 평범한 약속 하나 지키지 못한 못난 동생을 용서해달라. 형이 사랑했던 소방의 사명은 이제 남겨진 우리가 짊어지겠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우리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게 지켜봐 줘", "아빠는 나의 자랑스러운 영웅이야", "아빠는 나에게 최고의 아빠였어. 마지막까지 내가 아는 멋진 아빠로 남아줘서 고마워. 딸바보인데 이제 나 못 봐서 어떡해. 아빠도 꼭 행복해야 해"는 등의 마지막 편지를 낭독했다.

유족과 동료 소방관들은 국화 헌화와 도열 거수경례로 고인들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순직 소방관들은 이날 오후 대전현충원 소방관묘역에 안장된다.

냉동창고 화재를 진화하다 순직한 소방공무원 영결식이 진행된 14일 오전 전남 완도군농어민문화체육센터에서 유족들이 헌화하고 있다. 2026.4.14 ⓒ 뉴스1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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