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갑판에 차량 '길막'하면?…법원 "선박교통방해죄"

1심 "선박 교통 방해 아닌 업무방해"…징역 6개월에 집유 1년
2심 "등대 훼손 외 출발 지연도 선박교통방해죄 성립 가능"

광주고등법원. ⓒ 뉴스1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여객선의 램프 시설(선박 갑판 내 선적 공간)에 차량을 방치해 여객선 출발을 지연시키는 것도 '선박교통방해죄'에 해당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광주고법 제2형사부(재판장 황진희)는 7일 업무방해죄로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은 A 씨에 대한 원심을 파기, 업무방해죄가 아닌 선박교통방해죄로 동일 형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 2024년 10월 11일 오전 0시 31분부터 약 41분간 전남 한 여객선터미널에서 B 여객선(2만7391톤급)의 선박 갑판에 승용차를 정차해 두고 자리를 비워 약 41분간 선박 운행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 결과 여객선에 자신의 승용차를 도선한 A 씨는 "터미널에서 차량 선적증을 발급받아 오라"는 직원의 말을 차량 선적 거부로 오인해 이런 일을 벌였다.

A 씨는 차량·화물을 선적하는 선박 갑판 시설(램프)에 차량을 정차해 두고 현장을 떠났다. A 씨의 행위로 여객선은 출항 시간이 지나도록 출발하지 못했다.

1심 재판부는 '차량으로 여객선 램프를 막는 것'은 형법상 선박교통방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선박교통방해죄엔 무죄를 선고하고 업무방해죄를 적용했다.

하지만 광주고법 재판부는 "선박교통방해죄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등대나 표지를 훼손하는 것 이외에 피고인과 같은 방식으로 출항을 방해하는 것도 유죄가 성립된다"고 강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여객선 출발이 지연되고 탑승객들도 불편을 겪어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다만 출발 지연시간이 길지는 않았던 점을 고려해 적용법을 달리해 형을 다시 정한다"고 설명했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