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 취하서' 대신 '소 취하서' 제출…법무법인의 황당한 실수

소 취하 철회 합의로 피해 본 의뢰인, 손배소송서 승소

광주지방법원. ⓒ 뉴스1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광주지역의 한 법무법인에서 사건 의뢰인이 일부 승소한 민사 사건에 대해 '항소 취하서'가 아닌 '소 취하서'를 제출해 소송을 무효로 돌릴 뻔한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피해를 본 의뢰인은 해당 법무법인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광주지법 민사5단독은 A 씨가 광주지역 법무법인과 변호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법무법인과 변호사가 연대해 A 씨에게 1억 2000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도록 했다. 해당 판결은 올 1월 확정됐다.

A 씨는 해당 법무법인에 B 씨 관련 부동산 민사 사건을 의뢰해 1심에서 부동산 지분 일부의 소유권을 인정받는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A 씨와 법무법인은 1심의 미인정 부분에 대해 항소장을 제출하고, B 씨가 항소하지 않으면 항소를 취하해 확정판결을 받으려 했다.

그러나 법무법인 직원 실수로 '항소 취하서'가 아닌 '소 취하서'가 법원에 제출됐다. 1심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음에도 소송 자체가 취하되게 된 것이다.

소 취하서 제출은 착오에 의한 것이라도 철회할 수 없고, 소 취하가 확정되면 판결 효력이 소멸한다. 원고는 재소송도 할 수 없다.

A 씨는 결국 소송 상대방 B 씨와 만나 소 취하서 제출을 취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B 씨의 소 취하 부동의서를 제출하는 대신 부동산 지분 일부를 포기하기로 합의, 1억 6000만 원 상당의 피해를 보게 됐다.

A 씨는 이후 법무법인과 변호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이 사건 재판부는 "피고는 원고가 항소 취하서 제출을 요청했는데도 직원 착오로 소 취하서를 제출했다. 이는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며 "피고는 선량한 관리자로서 주의의무를 위반한 채 불성실하게 소송대리행위를 수행해 원고의 승소 판결 효력이 소멸할 위험이 발생하도록 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소송대리업무의 공익성, 전문성 등에 비춰보면 민법의 불법행위를 구성하며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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