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임 아닌 살인 동조"…법원 앞 추모객 '해든이 사건' 엄벌 촉구

오픈채팅 통해 자발적 집결…"감형 없는 처벌·법 개정"

26일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앞에서 부모의 학대로 숨진 생후 4월 아기 '해든이'를 위로하는 추모식이 열리고 있다. 2026.3.26 ⓒ 뉴스1 박지현 기자

(순천=뉴스1) 박지현 기자 = "보고도 막지 않았다면 방임이 아니라 살인에 대한 동조입니다."

생후 4개월 영아가 학대와 방임 속에 숨진 '해든이 사건' 결심 공판이 열리는 26일.

전남 순천시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앞에서 시민들이 엄벌을 촉구하는 공동 성명문을 발표했다.

성명은 특정 단체가 아닌 시민들이 오픈채팅방을 통해 자발적으로 모여 작성했다.

서울·대전·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해든아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20여 명은 이날 오후 1시 추모식을 열고 성명문을 낭독했다.

경남 진주에서 온 박승탁 씨 부부도 14개월 아이를 안고 법원 앞에 섰다. 박 씨는 "재판을 직접 보고 싶었지만 방청이 될지 몰라 밖에서라도 함께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추모객들은 "우리는 정치단체가 아닌 평범한 엄마 아빠들"이라며 "단 133일을 살다 세상을 떠난 해든이를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성명문에는 사건의 성격을 '방임'이 아닌 '살인 동조'로 봐야 한다는 문제 제기가 담겼다.

시민들은 "아이의 친부가 모든 상황을 알고도 막지 않았다면 그것은 방임이 아니라 살인에 대한 동조"라며 "그럼에도 방임으로만 기소된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아동학대·살인·유기 등 중대한 범죄에도 감형과 참작으로 처벌이 약화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며 "솜방망이 처벌은 또다른 죽음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26일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에서 부모의 학대로 숨진 생후 4월 아기 '해든이'를 위로하는 추모식에 앞서 자발적으로 모인 시민들이 피켓 시위하고 있다. 2026.3.26 ⓒ 뉴스1 박지현 기자

이어 "세상에 태어난 아이들은 사랑받고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며 "더 이상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반드시 책임에 맞는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들은 가해자 엄벌과 감형 없는 판결, 아동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 등을 요구했다.

아울러 "해든이는 따뜻한 봄바람조차 느껴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며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다음 생에는 끝까지 사랑해주는 부모를 만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성명문을 대표 낭독한 제주에서 온 류정원 씨는 "해든이에게 어른들이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하고 싶다"며 "이렇게 한다고 해든이가 돌아오지는 않지만, 다시는 비슷한 일이 없도록 엄마아빠들이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해든이의 친모 A 씨는 지난해 10월 22일 여수시 본인의 집에서 4개월 된 아들을 아기용 욕조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살해)로 광주지법 순천지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B 씨는 아내의 학대 사실을 알면서도 방임하고 진술을 번복시킬 목적으로 참고인을 협박한 혐의(아동학대방임)다.

재판부는 이날 오후 3시 30분부터 피고인들에 대한 재판을 속행하고, 검찰 구형 등 종결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war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