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 행정통합 급물살인데…주 청사 소재지 문제는 '쉬쉬'

특별법안엔 "전남 동부·무안·광주 3곳 균형 있게 운영" 언급만
통합단체장 후보들도 구체적 언급 피해…"지방선거 표심 때문"

신정훈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이 19일 광주시의회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스1 서충섭 기자

(광주=뉴스1) 박영래 기자 = 전남도와 광주시의 행정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통합특별시 '주 소재지' 문제가 6·3 지방선거의 주요 의제로 부상하고 있다. 유권자들이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특별시장 후보들의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청사 소재지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논의의 핵심 사안 중 하나지만 현재까지 관련 특별법 제정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언급된 적이 없다. 지방선거에 나서는 통합특별시장 후보군 역시 마찬가지다.

이는 현재 광주시청과 전남도청(무안), 전남 동부청사(순천) 중 어디를 통합청사 주 소재지로 삼을 것인지, 혹은 제3의 장소에 신축할 것인지를 두고 지역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전남광주통합특별법안은 청사에 대해 '전남 동부와 무안, 광주 청사 등 3곳에서 균형 있게 운영한다'는 내용만 담았을 뿐 소재지는 적시하지 않았다. 대신 7월 1일 탄생할 통합특별시장의 권한으로 이 문제를 남겨 뒀다.

지방선거를 앞둔 통합특별시장 후보군 역시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지 않고 있다. 특정 지역을 언급하는 순간 반대 지역의 거센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후보들이 통합의 당위성만 강조할 뿐 정작 가장 예민한 소재지 문제에 대해서는 약속이나 한 듯 침묵하고 있다"며 "이는 유권자의 알권리를 외면한 '폭탄 돌리기'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지역사회에서도 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통합청사 소재지 결정이 늦어질수록 시도 통합 후 갈등 구조가 더 고착화될 것"이란 경고도 나오고 있다. "과거 창원·마산·진해 통합 사례에서 보듯, 명확한 합의 없는 통합은 행정 비용 낭비와 지역 간 반목이라는 후유증만 남기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통합특별시장 후보군 중 한 명인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 나주·화순)의 '공론화위원회 구성' 제안을 주목하고 있다.

신 의원은 "통합특별시 소재지 결정이 정치적 셈법에 좌우돼선 안 된다"며 "전문가와 시민이 참여하는 공론화 기구를 통해 객관적 기준을 만들고, 그 결과에 승복하는 민주적 절차를 거치자"고 제안했다. "지방선거 전 이 문제를 공론화의 장으로 끌어내 갈등의 소지를 미리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사회단체 관계자는 "(통합청사) 소재지 문제 언급을 회피하는 후보는 통합특별시를 이끌 리더십이 부족한 것으로 보일 수 있다"며 "지방선거를 통해 유권자들이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후보들의 가감 없는 입장 표명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yr200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