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자금 5억 건넨' 전 전남도 고위공직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무죄

선거브로커에 전달했지만 국회의원이 못 받아 '미수'

광주지방법원. ⓒ 뉴스1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공천자금 전달' 명목으로 선거 브로커에게 5억 원을 준 혐의를 받는 전직 전남도 고위 공직자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박재성)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선거 브로커 A 씨에게 13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고 24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했다.

재판부는 정치자금을 준 전직 도 고위 간부 B 씨와 그 아내 C 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선 무죄, 자금 형성에 도움을 준 B 씨 지인 D 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부분 혐의는무죄, 횡령죄에 대해선 벌금 2000만 원이 선고됐다.

A 씨는 2022년 3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 전남 영암군수 경선 후보자 선정 관여 명목으로 B 씨로부터 현금 5억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전남도 고위 공직자 출신인 B 씨는 D 씨를 통해 현금 5억 원을 마련한 뒤 A 씨에게 건넨 혐의다.

D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에서 4억 9000여만 원을 빼내 C 씨에게 건네는 등 정치자금 마련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유력 정치인들과 교류하며 정치권에서 활동하던 A 씨가 선거 브로커로 활동, B 씨에게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평소 A 씨와 친분이 있던 B 씨는 "경선 후보자로 선정되려면 국회의원 2명에게 5억 원을 줘야 한다"는 A 씨 말을 믿고 돈을 건넸다.

A 씨 등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 B 씨 등은 전남과 전북 국회의원 2명에게 5억 원을 공천 자금 성격으로 전달해 달라며 A 씨에게 건넸다. 그런데 이 돈은 국회의원들에게 전달되지 않았다"며 "정치자금법 위반죄는 미수 처벌이 불가능하다. 어쩔 수 없이 피고인들의 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해서 무죄를 선고할 수밖에 없다"고 판결했다.

다만 재판부는 A 씨가 정치자금을 전달하지 않고 중간에서 받았기 때문에 사기죄가 성립하며, D 씨는 회사자금을 사용했기 때문에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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