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배, 로스쿨 대신 카이스트 교수 선택한 이유는

"전 세계서 2번째로 AI법 제정·시행…법률가 역할 필요"
"민주당 사법개혁 중 일부 실행할 수 없어"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26일 광주고법에서 열린 북토크에서 근황을 소개하고 있다. 2026.1.26/뉴스1 최성국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26일 후배 법관들에게 사법부 독립의 필요성과 국민 신뢰를 당부했다.

문 전 대행은 카이스트 초빙 교수를 맡은 사연도 소개하면서 "AI 산업에 있어 법률가로서의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문 전 대행은 이날 광주법원에서 열린 '2026 광주고등·지방법원 명사초청 북토크' 강연자로 나서 "정치인과 법률가의 역할에는 큰 차이가 있다. 법률가도 법률가로서 법리적이고 학술적인 비판을 해야 한다"며 일례로 민주당의 사법개혁을 언급했다.

그는 "저는 민주당이 제시한 사법개혁 중 일부는 실행할 수 없다고 생각했고, 그런 입장을 밝힌 걸 후회하지 않는다"며 "사법부의 독립은 사법부가 존재하기 위한 근본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독립되지 않으면 사법부가 아니다"며 "문제 있으면 사람을 고쳐야지 왜 시스템에 손을 대려고 하느냐"고 지적했다.

사법개혁의 배경이 된 법원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문 전 대행은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 사건을 일례로 설명하며 "구속기간을 날이 아닌 시간으로 계산한 건 단 한 번도 없다. 그렇게 확고한 관행이 있는데 그걸 왜 바꾸느냐. 바꿀 필요가 있다고 한다면 민초사건에서 바꿨어야지, 왜 대통령 사건에서 바꾸느냐"고 비판했다.

특히 "독립돼 있지 않으면 사법부가 아닌 것처럼, 반대로 국민이 신뢰하지 않는 사법부는 독립돼 있어도 무슨 역할을 하겠느냐"며 "사법 독립과 사법신뢰, 이 두 수레바퀴가 있어야 사법부가 제대로 굴러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좋은 판사가 되긴 참 어렵다. 나쁜 판사가 되긴 너무 쉽다. 그런 격차를 해소할 책임 역시 법원에 있고 그것이 숙명"이라며 "구속 취소 결정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을 받는 사법부가 '재판 독립'을 요구해봤자 먹히겠느냐. 여러분이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재판의 신뢰를 확보하는 데 매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신이 카이스트 초빙 석학교수가 된 사실을 소개하며 'AI 법제화'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문 전 대행은 "최근 카이스트의 초빙 석학교수가 돼 무직에서 벗어났다"며 "많은 대학에서 초빙 의사를 밝혔지만, 로스쿨이 있는 곳으로는 가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AI의 가장 큰 문제는 '개인정보 자기 결정권'이다. AI는 개인정보를 데이터로 수집하기에 상대방의 개인정보 자기 결정권과 반드시 충돌이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유럽에 이어 전 세계에서 2번째로 AI 기본법을 시행했다"며 "미국은 기업가들이 자율적으로 지침을 만들어 시행하라는 입장이다. 법적 규제를 하면 AI 산업이 위축된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행은 "유럽은 (규제를) 부분적으로 시행하는데 우리나라는 전면적으로 AI 법을 시행한다. AI로 제작됐다는 표시를 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한다"며 "이게 효과가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AI 산업의 고민거리를 해결하기 위해 법률가의 역할이 필요하고, 초기에 법률가가 관여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초빙교수로서 해 나갈 역할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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