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통합 속도전에 일부서 "광주 역할·정체성 약화 가능성"

"행정은 분산하되 광주 상징·전략 중심 유지해야"

13일 오후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에서 광주시민사회 주관으로 열린 '광주·전남 행정통합 바로 알기' 집담회에서 조진상 전 전국 및 전남 지방분권협의회장이 발표하고 있다. 2026.1.13/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광주·전남 행정통합 과정에서 광주의 역할과 정체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시민사회의 우려가 제기됐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와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광주진보연대는 13일 오후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에서 시민사회 집담회 광주·전남 행정통합 바로 알기'를 열고 행정통합의 쟁점과 과제를 논의했다.

발제에 나선 조진상 전 전국 지방분권협의회장은 광역 경쟁력 강화와 인구 소멸 방지, 지역 갈등 완화, 정부의 '5극 3특 국가균형발전' 정책 차원에서 광주·전남 행정통합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다만 오는 16일 예정된 특별법 발의 일정이 촉박해 통합 핵심 쟁점들이 법안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 전 회장은 "속도전으로 가다 보면 재정, 권한 배분, 정체성 문제 등 중요한 내용이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행정통합 과정에서 상징성과 대표성이 없을 경우 호남 대표 도시 광주의 위상과 정체성이 약화, 수도권이나 영남권 등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 있는 가능성을 경계했다.

그는 "광주시의 기존 재정이 '광주전남특별시'라는 하나의 항아리에 귀속될 수 있다"며 "이기주의 문제가 아니라 권한과 재정 측면에서 광주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행정은 분산하되 광주는 상징·전략의 중심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최소한 민선 9기 4년 동안은 재정 구조를 기존 체제 비율로 유지한다는 원칙을 특별법에 명시해야 불필요한 갈등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광주가 AI 중심도시, 문화수도, 민주·인권·평화 도시로서 지닌 역사적·상징적 정체성이 통합 과정에서 희석될 수 있어 관련 내용을 특별법에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대안으로 대도시 행정 기능만을 담당하는 독립적 조직인 '광주청' 신설을 제시했다.

13일 오후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에서 광주시민사회 주관으로 '광주·전남 행정통합 바로 알기' 집담회가 열리고 있다. 2026.1.13/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집담회에서는 주민투표를 둘러싼 논쟁도 재점화됐다.

지역 발전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주민투표 대신 공론화를 통해 신속히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과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않으면 향후 더 큰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맞섰다.

다만 공론화는 형식적인 절차에 그치지 않고 정보 공개와 토론, 의견 수렴이 시민사회와 함께 충분하고 투명하게 이뤄져 시민들이 투표 없이도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한 참석자는 "생활과 정체성이 바뀌는 문제임에도 중앙정부와 행정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되는 점이 우려된다"며 "시·도민 의견이 실질적으로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시민사회는 토론회와 공론의 장을 통해 행정통합의 방향과 조건에 대한 시민 의견을 모으고 이를 행정과 정치권에 전달하겠다는 방침이다.

pepp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