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만 바라보던 광양시, 전기차 불황에 고심 깊어져
포스코 이차전지 기업 3사, 2025년도 적자 전망
이차전지 육성계획 수정 불가피…"유치 가능 산업 물색해야"
- 김성준 기자
(광양=뉴스1) 김성준 기자
"지난해까진 희망이라도 있었습니다. 이제는 직원들에게 1년만 버텨보자고 말하기도 미안할 지경입니다."
전남 광양시가 철강산업에 이은 미래 먹거리로 이차전지를 내세웠으나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장기화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에 놓였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광양에 소재한 이차전지 업체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등 3개 사의 2024년 적자는 약 1500억 원에 달한다. 주된 원인으로 전기차 수요 둔화와 맞물린 리튬 가격의 폭락이 꼽힌다.
문제는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미국이 내연기관 유지를 선언한 데다 유럽도 전기차 완전 전환 시기를 늦추는 등 캐즘 현상이 길어질 기미를 보인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 3일 포스코퓨처엠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맺은 공급 계약 규모가 당시 13조 7696억 원에서 2조 8111억 원으로 줄었다고 공시했다.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리튬 가격이다. 최근 3~4년간 90% 가까이 급락했다. 2022년 11월 역대 최대 가격인 ㎏당 581.5위안을 기록한 뒤 떨어지기 시작, 지난해 6월에는 59위안까지 하락했다.
광양시 이차전지 소재 기업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의 경우 2024년 적자만 1228억에 달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리튬가격이 소폭 상승하긴 했지만, 상반기 리튬가가 워낙 바닥을 친 탓에 2025년도 대규모 적자가 예상된다.
이차전지 기업의 한 임원은 "직원들에게 1년만 더 버텨보자고 다독인 것이 벌써 3년을 넘어간다"며 "올해에는 무슨 말을 해도 통하지 않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업계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미래 먹거리로 이차전지를 내세웠던 광양시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2024년 6월 광양시가 수립한 '이차전지산업 육성 중장기 기본계획'에 따르면 2030년 양극재 생산 규모는 50만 톤(7조 5000억 원)이다.
2022년 대비 4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또 고용인원을 7529명으로 추정하고 70개 사를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그야말로 장밋빛 미래만 담겼던 육성 계획은 대폭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에 처했다.
이차전지 기업들은 올해 생산량, 투자 시기 등을 조정하는 한편 인력 채용도 최소화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광양시가 자체적인 산업 육성계획 없이 포스코그룹에만 의존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 육성계획 'SWOT(강점·약점·기회·위기) 분석'에는 포스코그룹이 빠지지 않는다.
광양시는 강점으로 포스코그룹사 중심의 이차전지 소재 기업 집적화·포스코그룹 이차전지 글로벌 역량 보유 등을, 약점으로는 포스코그룹사 외 협력 기업 부족·포스코그룹사 이외 기업유치공간 부족 등을 꼽았다.
한 기업 관계자는 "지난해 30여 명의 직원들이 떠난 것 같다"며 "남은 직원들도 자리를 보전하지 못할 수 있는 상황에서 신규 채용은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어 "포스코의 결정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광양시가 자체적인 장래성 없이 특정 기업의 투자 의향에 따라 휘둘리는 것도 사실"이라며 "기업의 결정만 바라보고 있을 때가 아니라 주도적으로 유치 가능한 산업을 물색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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