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전교생 22명 중 12명 졸업…"울지 않기로 했는데 자꾸"

구도심 위치한 광주중앙초, 웃음·공감의 졸업식

7일 오전 광주 동구 광주중앙초등학교 제81회 졸업생 12명이 학부모와 선생님들을 위한 졸업 기념 무대에 올라 공연하고 있다. ⓒ News1 박지현 기자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7일 오전 광주 동구에 자리한 광주중앙초등학교. 졸업식을 앞둔 강당에는 분주함보다 차분한 준비가 이어졌다.

이날 졸업생은 12명으로 전교생 22명 중 절반 넘는 숫자다. 소규모 졸업식이었지만 아이들이 보낸 6년의 세월만큼은 가볍지 않았다.

광주중앙초는 118년의 역사를 지닌 학교지만 구도심 인구 감소와 저출산의 영향으로 학생 수가 급감했다.

한때 전교생이 4000여 명에 달했으나 올해는 20여 명 수준에 머물렀다. 올해 입학 대상자는 3명이었으나 실제 입학한 학생은 1명뿐이다.

졸업생 심하율 양(13)은 "동생이 혼자 1학년에 다니고 있지만, 위 학년 학생들과 어울리며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졸업식이 시작되기 전 학생들은 "쌤! 교복은 언제 사야 해요"라고 묻기도 하고 서로 "울지 않겠다"며 장난을 주고받았다.

아이돌이 꿈이라는 한 학생은 "조금 있다가 춤출거예요"라며 웃었고 또 다른 학생은 강당 뒤편을 연신 바라보며 부모가 도착했는지를 확인했다.

오전 10시 30분 제81회 졸업식이 시작되자 강당에는 박수가 울렸다. 어린 동생의 손을 잡고 온 학부모, 만삭의 몸으로 꽃다발을 든 학부모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7일 오전 광주 동구 광주중앙초등학교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한 학생이 졸업장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News1 박지현 기자

졸업생 수는 적었지만 자녀의 마지막 초등학교 순간을 담기 위해 휴대전화를 든 손길은 분주했다.

백창호 교장은 졸업생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부르며 졸업장을 전달했다. 백 교장은 "졸업식은 6년의 학교생활을 마치는 자리이자, 청소년기의 시작이다. 앞으로 펼쳐질 시간들이 빛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졸업생들의 소감 발표가 이어지자 강당에는 웃음과 공감이 교차했다.

'중학교 가서 성적으로 보답하겠다'는 말에는 웃음과 환호가 터졌고, '중학생이 되면 더 일찍 일어나야 해서 싫다'는 솔직한 고백에는 곳곳에서 웃음이 나왔다.

졸업생들의 공연과 교가 제창이 끝난 뒤 담임교사에게 보내는 영상편지 시간에는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졸업해서도 선생님을 잊지 않겠다"는 말에 교사의 눈시울이 붉어졌고, 학생들은 연신 손으로 하트를 만들어 날리기도 했다.

7일 오전 광주 동구 광주중앙초등학교 제81회 졸업생 12명이 후배들이 준비한 기념 공연을 즐기고 있다. ⓒ News1 박지현 기자

6학년 담임인 김나미 교사(41)는 "1년이라는 시간이었지만 정이 많이 들었다"며 "개성과 재능이 많은 아이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잘 펼쳐나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졸업식이 끝난 뒤 학생들은 부모와 함께 사진을 찍고 이야기를 나누며 마지막 시간을 보냈다.

학부모 이광호 씨(50)는 "넷째 아들의 졸업식이라 네 번째로 이 자리에 섰다"며 "행사가 끝나면 아이와 함께 외식하러 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광주에서는 올해 무학초(2명), 임곡초(3명), 본량초(4명), 삼도초(6명), 광주동초등학교 충효분교장(7명) 등 5개 초등학교의 졸업생 수가 한 자릿수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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