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복 시인 '너는 오월로 서 있다' 출간
'오월의 본향에서 기록한 항쟁의 만인보'
- 조영석 기자
(광주=뉴스1) 조영석 기자 = 이효복 시인이 시집 '너는 오월로 서 있다'를 푸른사상 시선으로 펴냈다. 시집의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시인은 80년 광주의 오월과 그 오월을 뜨겁게 살았던 사람들을 소환한다. 시인은 그들의 이름을 불러주고, 이름조차 없는 이들의 눈물을 어루만지며 기억하고자 한다.
오월 광주항쟁 당시 '투사회보'를 거리에 뿌리며 5·18의 한복판으로 뛰어들었던 사진작가 김향득이 '오월의 은행나무'로 되살아나고, 민중미술가 홍성담의 판화 전시를 보며 '역사의 망루이며 진혼굿'이라고 노래한다.
80년 오월 당시, 신군부의 발포 명령을 거부한 전남도경찰국장 안병하와 목포경찰서장 이준규의 의롭고 외로운 결단을 위로하고, 민중시인 조태일에 대해서는 '해마다 이맘때면/ 꽃무릇이 파릇 피고/ 내 가슴속에 새 한 마리 운다'며 그리워한다.
이름이라도 남길 수 있었던 사람은 그나마 다행이다. 시인은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이들을 그리며 그들이 춥지 않도록 마음의 이부자리를 깔아주고 싶어 한다.
시인은 '이름도 표지석도 없이, 오월1'이라는 시에서 '.../ 바라다뵈는 것마다 눈물이 맻히는 것은/ 바람 물결 흔적 없이 묻혀간 그들 때문이다/ 이름도 표지석도 없이 가까스로 살다 간/ 이름 없이 묻힌 그 이름 때문이다/ 묻힌 그 자리,/ 단지 내가 기억하는 것만으로/ 나는 잠재 속의 그를 일으켜 춥지 않도록/ 마음의 이부자리를 깔아주고 싶은 것이다'고 했다.
하지만 '시인의 오월'은 80년 광주의 오월에 머물지 않는다. 2021년 아침 출근길 '학동 참사'로 이어지고, 설날 아침의 '팽목항'으로 내달린다. 의병장 고경명도, 어쩌면 '미얀마의 봄'도 시인에게는 시공을 초월한 오월이 된다.
문학평론가 맹문재는 해설에서 "시인은 5·18항쟁의 역사를 만인보로 기록하면서 그들의 정신을 되새기고 있다"며 "시인은 묻히거나 흩어진 그들을 오랜 세월 새긴 문장으로 찾아 세상에 알리는 일을 숙명으로 여기고 있다"고 했다.
시인은 전남 장성에서 태어나 조선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76년 '시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 '달밤, 국도 1번', '나를 다 가져오지 못했다'와 박현우 시인과의 부부 시집 '풀빛도 물빛도 하나로 만나'가 있다.
'무등을 보며/ 위안을 얻고,/ 이 땅의 치유를 기원한다/ 혼을 다해 생을 마감한 의로운 분들의/ 고통과 슬픔을 새겨본다/ 달래고 달래어도 아픔은 이어지고/ 청죽 물방울 이는/ 시원의 어떤 흔적들을 그러모아/ 사사로이, 삶의 근원을 밝혀 본다/ 어쩜 잊혀지기 위해 사는지도/ 모르겠다.' '시인의 말'이다.
kanjo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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