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아' 5분 만에 냉커피, 바닷가엔 '고드름 커튼'…전국 냉동고 한파
한라산 탐방로 통제…전남 42항로 58척 여객선 차질
향로봉 체감온도 영하 35도…제주부터 강원까지 꽁꽁
- 박지현 기자, 최성국 기자, 윤왕근 기자, 강승남 기자
(전국=뉴스1) 박지현 최성국 윤왕근 강승남 기자 = "따뜻한 커피가 5분 만에 냉커피가 됐다."
전국의 아침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진 26일, 시민들은 두꺼운 패딩과 목도리, 장갑으로 중무장한 채 출근길에 나섰다.
강릉은 고드름이 줄지어 매달리는 모습을 보였고, 제주는 폭설과 강풍으로 한라산 탐방이 전면 통제됐다.
이날 오전 광주 동구 지산동의 한 버스정류장. 시민들은 영하 7.9도의 추위 속에서 핫팩을 손에 쥔 채 입김을 내뿜으며 출근길 시내버스를 기다렸다. 두꺼운 패딩과 목도리로 중무장했지만 뺨을 때리는 바람은 매서웠다.
이영선 씨(37·여)는 "따뜻한 커피가 5분 만에 냉커피가 됐다"며 맹추위에 혀를 내둘렀다.
주택가 등 응달진 곳에서는 블랙아이스(도로 살얼음)로 인해 차들이 서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남 곳곳에도 5~6㎝의 눈이 내리면서 42항로 58척의 여객선의 뱃길도 막혔다. 국립공원 4개소도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전남소방은 도로 통행의 어려움이 있다는 2건의 신고를 받아 안전 조치했다. 전남도는 새벽부터 1178톤의 제설제를 긴급 살포하며 대응에 나섰다.
같은 시각 강원 강릉의 해안도로인 헌화로에는 '고드름 커튼'이 형성돼 이색적인 장관을 연출했다.
동해의 파도와 바람이 난간에 얼어붙으며 줄지어 매달린 고드름은 혹한을 상징하는 풍경이 됐다.
크리스마스 징검다리 연휴를 맞아 강릉을 찾았다는 최 모 씨(50대·서울)는 얼어붙은 난간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며 신기해했다.
최 씨는 "아침 산책을 나왔다가 바닷가에 언 고드름을 보고 신기해 사진을 찍고 있었다"며 "서울도 춥지만, 강릉 해안도로가 아니면 이런 고드름 커튼을 어디서 보겠느냐"고 말했다.
강문해변에선 테트라포드 위까지 얼음이 얼며 '바다가 얼어붙은 듯한' 모습도 포착됐다.
향로봉은 체감온도 영하 35도를 기록했고 구룡령과 평창, 대관령 등 강원 내륙 대부분은 영하 20도 안팎으로 떨어졌다.
제주도 산간과 중산간에도 대설주의보가 발효됐다. 어리목에는 7.2㎝, 삼각봉 4㎝ 등 눈이 쌓이며 1100도로, 516도로 등 주요 산간도로의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한라산국립공원 7개 탐방로도 전면 폐쇄됐다.
또 최대 초속 31.5㎧에 달하는 강풍이 불어 신호등 파손과 나무 쓰러짐, 통신선 날림 등 시설물 피해가 총 14건 발생했다.
기온도 제주시 기준 1.3도에 머물렀고, 체감온도는 영하권으로 곤두박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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