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된 광주대표도서관 '시스템 동바리' 대신 철골구조물 보강재 설치

2022년 착공 후 7차례 설계변경…덧침 콘크리트 물량 미반영
장스팬 공법 유리한 데크도 변경…"하중 못 버텼을 가능성 커"

11일 오후 1시 58분쯤 광주 서구 치평동(상무지구)의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에서 레미콘 타설 중 붕괴 사고가 발생해 4명이 매몰됐다. 사진은 사고현장 모습. (소방청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5.12.11/뉴스1 ⓒ News1

(광주=뉴스1) 최성국 박지현 기자 = 콘크리트 타설 중 붕괴한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에서 착공 후 7차례에 걸쳐 설계변경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당초 이곳에선 데크플레이트 설치를 위한 시스템 동바리 설치도 검토했으나 공사비 절감과 콘크리트 하중 안전을 이유로 철골 구조물 보강재 설치를 결정했고, 수량 산출서상 콘크리트 수량이 일부 반영되지 않아 수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뉴스1이 확보한 '광주대표도서관 건립 사업 건축공사 실정검토 검토 보고안'에 따르면 광주대표도서관 건축공사는 2022년 9월 5일 착공된 후 7차례 건축공사 설계변경이 이뤄졌다.

가장 마지막으로 설계가 변경된 올 4월 10일에는 시스템 비계 설치 등이 검토됐다. 기둥 중심선으로부터 600㎜가량 노출된 데크플레이트의 외단부 스토퍼, 램프 단차 부위를 시공할 때 콘크리트 타설로 인한 하중·측압을 견딜 수 있도록 구조적 안전성과 시공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광주시 종합건설본부는 시스템 동바리 설치(1안)와 철골 구조물 보강재 설치(2안)를 검토했고, 2안이 공사비 절감과 콘크리트 하중 및 측압에 안전할 것으로 판단했다. 본부 또 콘크리트 스토퍼(타설시 흘러내림을 막아주는 거푸집) 등은 데크 플레이트 부자재로 별도 단가가 적용 불가능한 점을 들어 공사비를 1억 1433만 원 증액하기로 했다.

해당 공사에는 철근 구조물과 양생 전 콘크리트 더미의 무게를 지지할 지지대가 사용되지 않는 특허 공법이 적용됐다. 이 공법은 외부에서 길이 40m·폭 28m의 데크를 제작해 이를 기둥 상단부에 올리는 식이다. 데크 사이는 볼트, 용접 등으로 연결(조립)해 168m 길이 이색 건물을 건축하는 중이었다.

그러나 연결된 3개 데크 중 중간 데크 1개가 전날 오후 2층부터 지하까지 한 번에 무너져 내렸다.

이에 대해 시공사인 구일건설 현장 대리인은 "콘크리트 타설 공정 이후 시스템 동바리(지지대)를 설치할 예정이었다"며 "데크플레이트는 볼트와 용접으로 체결하는 식으로 연결됐다"고 밝혔다.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의 최명기 교수는 "이번 사고에선 특허 공법이 적용된 구조가 실제 하중을 견디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최 교수는 "특허 공법은 시공성이나 경쟁력은 확보될 수 있지만, 특허 자체가 곧바로 안전성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며 "아이디어 차원의 발명일 뿐 구조적 안전성은 별도의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2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상무지구)의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에서 레미콘 타설 중 붕괴 사고로 매몰된 작업자 2명에 대해 이틀째 수색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광주소방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2.12/뉴스1 ⓒ News1 박지현 기자

그는 "이번 사고 같이 기둥 간 거리가 48m에 달하는 구조에 대해 과거 유사한 시공 실적이 충분했는지는 확인이 필요하다"며 "실적 요구와 심의 과정이 적절했는지 역시 확인 대상"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특히 보와 기둥 연결부가 찢어진 정황이 확인되는 점으로 미뤄 큰 하중을 견디지 못했거나 시공 관리가 부실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공법 적용과 별개로 건설사업관리단은 건물 지상 1·2층과 옥상층 데크플레이트 콘크리트 타설량을 검토, 당초 수량 산출이 일부 누락된 점도 파악했다. 당초 수량 산출은 TOPPING(덧침 콘크리트) 100㎜ 부분만 반영됐을 뿐 데크플레이트 공부분과 외단부 콘크리트 물량이 반영되지 않았다.

광주시 종합건설본부는 수량 산출에 적용되지 않은 콘크리트 물량을 반영해 도급공사비를 증액했다.

올 4월 이뤄진 6회 설계변경에서는 당초 설계된 INFINI 데크가 생산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S데크로 변경했다. 건설업계에선 INFINI 데크가 보와 보 사이 거리를 길게 설계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넓은 공간 확보에 유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광주대표도서관은 이용자들의 넓은 시야 확보를 위해 보와 보 사이를 넓게 하는 장스팬 공법을 도입했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