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7명 태운 여객선 좌초…조타실 한 번도 안 간 60대 선장 구속(종합)

중과실치상·선원법 위반 혐의

전남 신안 해상에서 대형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 좌초 사고를 낸 60대 선장 A 씨가 2일 오전 전남 목포시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고 법원을 빠져 나오고 있다. 2025.12.2/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목포=뉴스1) 박지현 기자 = 267명이 탄 대형 여객선을 운항하며 한 번도 조타실에 가지 않은 60대 선장이 구속됐다.

목포해양경찰서는 중과실치상, 선원법 위반 혐의를 받는 선장 A 씨가 구속영장이 발부됐다고 2일 밝혔다.

이날 A 씨를 대상으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담당한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은 "도주 우려와 증거인멸이 우려된다"며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해경은 설명했다.

A 씨는 지난달 19일 오후 8시 16분쯤 전남 신안군 장산도 인근 해상에서 퀸제누비아2호를 지휘하지 않는 등 선장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 여객선을 좌초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사고 당일 제주에서 출항한 이후 사고 직전까지 3시간 30분 동안 한 번도 조타실에 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2024년 2월 28일 취항한 퀸제누비아2호가 사고 해역을 1000여 차례 지나는 동안에도 조타실에 가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선원법에 따르면 선장은 항구를 출·입항할 때는 물론 좁은 수로를 지날 때도 조타실에서 선박을 직접 지휘해야 한다.

퀸제누비아2호의 운항관리규정도 선장이 선박의 조종을 직접 지휘하는 등 특별한 조치를 해야 하는 구간으로 '좁은 수로'를 명시하고 있다.

A 씨는 이날 오전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해 '승객한테 미안하지 않으냐', '조타실에 왜 한 번도 가지 않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죄송하다. 조사를 성실히 받겠다"고 말했다.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와 '사고 날 줄 몰랐냐'는 질문에도 "죄송하다"고만 답했다.

앞서 사고 13초 전까지 휴대전화를 보는 등 딴짓을 해 변침 시기를 놓친 일등항해사 B 씨(40대)와 자동항법장치를 수동으로 전환하지 않은 인도네시아 국적 조타수 C 씨(40대)는 중과실치상 혐의로 지난달 28일 검찰에 송치됐다.

퀸제누비아2호의 이상 징후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목포광역해상교통관제센터(VTS)의 관제사 D 씨도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입건돼 수사를 받고 있다.

당시 VTS는 선박의 항로 이탈을 감지하는 경보 기능을 꺼둔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승객 246명과 선원 21명은 사고 당일 3시간 10분 만에 해경에 의해 전원 구조됐다. 승객 중 30여 명은 경상을 입었다.

war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