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7명 탑승객 싣고 좌초된 여객선 '운항관리규정' 지켰나

여객선 '사하도 북단·추자군도' 암초·저수심 위험지 설정
사고 지점 위험 구역 아냐…당직체계 유지 여부 등 조사

19일 오후 8시 16분쯤 전남 신안군 장산면 족도에 260여명이 탑승한 여객선이 좌초돼 해경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목포해경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1.19/뉴스1

(신안=뉴스1) 최성국 기자 = 19일 오후 8시 17분쯤 승객과 선원 267명을 태운 채 전남 신안군 해상에서 좌초된 대형 여객선은 항로상 위험구역이 아닌 곳에서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된다.

목포해경에 따르면 사고 여객선인 퀸제누비아2호는 이날 오후 4시 45분쯤 제주항에서 출발해 오후 9시쯤 전남 목포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여객선에는 어린이와 임신부를 포함한 승객 246명, 승무원 21명 등 267명이 탑승해 있었다.

그러나 여객선은 전남 신안군 장산면 장사도 인근 무인도인 족도에서 좌초됐다.

해경은 해경함 등을 총동원해 선박에서 탑승객들을 순차 구조, 목포 육지로 이송 중이다.

여객선은 15도가량 기운 상태로, 배 일부가 섬에 올라탄 상태다. 여객선은 사고 당시 20노트의 빠른 속도로 운항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선박의 최대 속도는 24노트다.

해당 여객선은 세월호 참사 이후 7년 8개월 만인 지난 2021년 12월 인천~제주 항로에 취항했다. 그러나 엔진 이상 등으로 총 6차례 운항에 차질을 빚었다. 총 운항 기간은 1년이 채 안 된다.

<뉴스1>이 확보한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선 운항관리규정을 보면 이번 사고지점은 해당 여객선의 항로상 위험구역에 포함되지 않았다.

전남도 관계자는 "사고 지점은 선박 운항에 험한 항로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선박 동선에는 시하도 북단과 추자군도 녹서만이 암초와 저수심 지역으로 설정돼 있다.

19일 오후 8시 16분쯤 전남 신안군 장산면 족도에 260여명이 탑승한 여객선이 좌초돼 해경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목포해경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1.19/뉴스1

어선조업·어장 또는 교통 밀집 구간은 목포구 내, 장도 부근, 장죽도, 길마도, 한간도, 사자도 부근 해상이다.

목포구와 율도부근, 장죽수도 등 좁은 수로를 지날 때나 조류, 해류, 강풍 등의 영향으로 선박이 침로 유지가 어려운 때에는 선장이 선박 조종을 직접 지휘하도록 지휘권을 명시하고 있다.

특히 어장과 교각 등 항로상 장애물 식별장치의 정상적인 작동 여부를 확인하고, 야간운항 시엔 2인 이상의 항해당직체계를 유지하도록 하고 있어 추후 해경에서 관련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해당 여객선엔 선박자동식별장치와 자동조타장치, 음향 측심기가 설비돼 있는 점을 보면 단순 항로 이탈은 아닐 가능성이 제기된다.

운항관리규정상 해당 여객선에는 구명뗏목 12개, 구명조끼는 대인용 1165개·어린이용 109개 등 1313개가 여객실 등에 분산 배치돼 있어야 한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