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북구청장 '노래자랑 여간부 백댄서' 논란에 사과(종합)
"녹화 관련 사전연습 없었다" 해명…전날 연습 정황 확인
노동계 "직권남용·세금 낭비…공직 품위 훼손" 반발
- 박지현 기자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문인 광주 북구청장이 'KBS 전국노래자랑 광주 북구편'에 여성간부공무원을 백댄서로 세웠다는 논란과 관련해 "세심히 살피겠다"며 사과했다.
북구는 "사전 연습이나 출장비 지급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해명했지만 녹화 전날 일부가 모여 오전부터 근무시간에 사전 준비한 정황이 파악됐다.
문인 광주 북구청장은 13일 입장문을 통해 "해당 무대는 주민들과 흥을 돋우기 위한 순수한 행사였다"며 "여성 간부들만 참여하게 된 점에 대해 제기된 우려의 목소리는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앞으로 더욱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이어 "출장 처리는 개별 직원들의 판단하에 이뤄진 것이며 사전 연습이나 출장비 지급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녹화 전날인 지난 5일 오전 북구 오치동 커뮤니티센터에서 간부 공무원 일부가 무대 퍼포먼스를 위한 연습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복수의 관계자들은 "간부 일부가 모여 동작을 상의했다"고 전했다.
한 간부는 "못 올라간 사람이 아쉬워할 정도로 분위기가 만들어졌고 한 번만으로 동작이 맞지 않아 일부가 전날 연습했다"고 했다.
또 다른 참여자는 "전 행사 때 사용한 선글라스와 가발이 있어 녹화 현장에서 나눠 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북구가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참여한 것"이라고 밝힌 공식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후 6일 동강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전국노래자랑 녹화 현장에서는 문인 북구청장이 트로트 곡을 부르며 무대에 올랐다.
여성 간부 공무원 8명은 가발과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 백댄서 형식의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번 무대에 선 공무원들은 행사 당일 일정을 '공무 수행'으로 출장 처리했다.
한 간부 공무원은 '전국노래자랑 녹화 행사 참석'을 사유로 출장 결재를 완료하고 오후 4시 이후 복귀했다. 또 다른 간부도 오후 일정으로 출장 처리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출장비는 아직 지급되지 않았다.
뉴스1의 보도로 해당 사실이 알려지자 공직 사회 내부에서는 강한 반발이 일고 있다.
민주노총 광주본부는 논평을 내고 "출장 처리한 백댄서 퍼포먼스는 명백한 직권남용이자 세금 낭비"라고 비판했다.
이어 "공무수행이라는 명분은 상하 위계가 뚜렷한 공직사회의 특성을 무시한 궤변에 불과하다"며 "자발성 뒤에 숨은 권위주의 갑질이자 조직 사유화의 전형"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공무원노동조합 광주지역본부도 성명을 통해 "공무원들을 들러리로 세워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심각한 행위가 반복됐다"며 "단순한 해프닝이 아닌 공무의 본질과 품위를 훼손한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A 북구의회 의원은 "광주 북구는 3년 전 녹화에서도 비슷한 무대가 있었고, 그때도 비판이 있었다"며 "출장 처리까지 됐다면 더 신중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혜진 북구의원은 "자발적이라고 해도 젠더 감수성이 부족한 행동이었다"며 "조직 내 위계와 인식 문제를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정훈 의원도 "여성 과장들만 무대에 오른 모습은 주민 눈에 곱게 보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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